이 주의 리트위트(RT)
한국의 대표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단연 싸이월드다. 지난 4월 나온 자료를 보면 19~39살 인터넷 이용자 가운데 싸이월드 이용자는 72%였다. 트위터 이용자는 15%에 그쳤다. 물론 몇달 새 트위터 이용자가 꽤 늘었겠지만, 싸이월드의 아성을 넘보기엔 아직 무리다.
둘을 비교하려면 세계 최대의 에스엔에스인 페이스북까지 끌어오는 게 효율적일 것 같다. 이들은 게시물 게재와 전달에서 차이를 보인다.
싸이월드는 개인 홈페이지 서비스의 연장선 위에 있었다. 쉬운 홈페이지 제작을 목표로, 젊은 여성들이 수첩에 짧은 메모를 하고 스티커사진을 붙이는 문화에 착안해 미니홈피라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미니홈피에 글·사진을 올리면 일촌을 맺은 방문자들이 놀러 와서 보고 댓글을 달아준다. 곧 방문자 수가 미니홈피 주인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다.
싸이월드에서 방문 절차를 뺀 게 페이스북이다. 친구를 맺으면 그가 올리는 글과 사진이 자동으로 내 타임라인(홈페이지)에 올라온다. 방문자 수는 불필요해졌다. 그보다 프로그램 환경(API)을 공개하면서, 기사·블로그·게임 같은 외부 콘텐츠를 친구들과 공유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페이스북에서 친구의 ‘동의’ 과정을 덜어낸 게 트위터다. 동의가 없어도 구독(팔로)만 하면 그의 글·사진이 무조건 내 타임라인에 배달된다. 이 때문에 싸이월드·페이스북에 견줘 자기 콘텐츠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 가장 약하다.
개발 과정은 서로 달랐지만, 싸이월드-페이스북-트위터 순서를 ‘진화’로 보면 싸이월드는 가장 후진적인 서비스가 된다. 최근 몇년은 주목할 만한 성과도 없어 위기론이 힘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트위터의 무방비 공개가 부담스러워 싸이월드·페이스북을 병용하는 이용자도 많다. 스마트폰 이용자 이탈 우려도 컸지만, 지난달 새로운 스마트폰용 앱이 나왔다. 무엇보다 싸이월드엔, 회원들이 10여년 쌓아온 개인 콘텐츠가 있다. 이용자에겐 떠나지 못하게 하는 ‘족쇄’지만 싸이월드한텐 자산이다. 트위터가 뜨고는 있어도, 대한민국의 ‘싸이질’은 당분간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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