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트위터 브리핑] 만인의 만인에 대한 성명 / 김외현

등록 2010-07-22 20:01수정 2010-07-22 21:36

이 주의 리트위트(RT)
이 주의 리트위트(RT)
인터넷이 없던 시절, 한 개인이 자신의 글을 많은 사람에게 공개하려면 신문이나 책 같은 인쇄매체를 통해야 했다. 이도 저도 여의치 않으면 벽보라도 썼다. 하지만 20세기 말의 총아 인터넷은 개인의 글이 기존 매체를 거치지 않고도 다수에게 읽힐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냈다. 큰 비용도 필요 없었다. 그 덕에 자본과 권력 앞에 위축됐던 개인이 저마다 의견을 담은 성명을 마음껏 낼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만인의 만인에 대한 성명’은 이동통신과 결합한 트위터 시대에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방송인 김미화씨는 지난 6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 <한국방송>의 ‘블랙리스트’ 의혹을 제기하며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짧은 ‘성명’을 냈다. 이는 곧 김씨가 쓰는 글을 구독(팔로)하는 2만6000여 독자들(팔로어)에게 동시에 배달됐다. 일부 독자들은 컴퓨터 화면에서 성명서를 읽었고, 출근길 지하철·버스에선 휴대전화로 본 독자들도 있었다. 이들 가운데 성명서를 고스란히 복사해서, 자기 글을 구독하는 독자들에게 다시 전송(리트위트)한 경우도 많았다. 재전송된 글을 받아본 독자가 또다시 전송하기도 하며 급속도로 퍼진 김씨의 성명은 삽시간에 대단한 화젯거리가 됐다. 김씨 글을 직접 받아보려는 구독자(팔로어)는 이틀 만에 1만명이 늘었다. 격려하는 성명이 쇄도했고 지지 성명도 잇따랐다. “김미화씨 일이 남의 일 같지 않”다(<문화방송> 신경민 논설위원) 등 논평도 숱했다. 비판 성명도 없지 않았다. 만약 김미화씨를 둘러싼 수많은 성명서가 모두 종이에 적힌 육필이었다면 어땠을까. 몇만명의 교신을 위해 복사하고 배달하는 데 천문학적인 시간과 비용이 들었을 테고, 그 부피 탓에 대부분은 제대로 읽히지도 않은 채 외면당했을 가능성이 크다. 애초부터 그렇게 글을 많이 쓰지도 않았을 것이고, 세상은 한층 ‘조용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린 저마다 가치관과 의견이 다르고, 모두 하고 싶은 말이 많다. 트위터 이용자는 남녀노소나 좌우의 특정 집단이 아니다. 자본과 권력이 장악한 과거 여론시장에서는 조용히 있곤 했던 개인들일 뿐이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 이 주의 리트위트(RT)

@kwonhhh

여자친구에게 야동이 걸렸을 때 할 수 있는 말 “야동이 그냥 커피라면 넌 T.O.P야.”

@PINGiDEA

어떤 기자가 트위터 불평을 합니다. “트위터에는 다양한 정보가 있다고 하더니 왜 내 타임라인에는 정치 얘기밖에 없습니까?” 그래서 답해줬다네요. “당신이 정치인들만 팔로하니까 정치 얘기밖에 없는 것 아니오.” 트위터는 자기가 손수 만든 신문입니다.

@laputa89

아나운서 비하, 학교 비하, 여성 비하, 대통령 비하, 영부인 비하, 국회의원 비하… 순식간에 참 많이도

@ Julia_Rhee

그저 돌아가면서 사장에게 보고하는 것은 회의가 아니다. 그것은 단지 사장의 ‘사장다움’을 인정하고 축하하는 의식에 불과하다.

@writing_addict

햇볕에 정수리가 뚫리는 줄 알았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