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리트위트(RT)
8시간동안 막말 주고받으며 공방
“노무현, 김대중, 빨갱이 새×들 다 뒈져라. 민주당 공산당 새×들.”
아닌밤중에 홍두깨가 따로 없었다. 지난 주말 그가 난데없이 트위터에 던진 막말은 큰 파문을 불러왔다. 너도나도 비난에 나섰다. 그도 핏대를 세우며 지지 않으려 했다.
근거없는 인신공격과 욕설이 난무했다. 누군가 “요새는 강아지도 트위터를 하는 세상”이라며 그를 개에 빗대자, 그는 “당신네 강아지는 트위터도 하시는가”라고 되물었다. “못 배운 듯, 쯧” 하며 혀를 차는 소리엔 “아마 당신보다 많이 배웠을걸”이라 했다. “좀비”라고 부르자 그는 “생긴 건 당신이 더 좀비 같은데”라고 되받았다.
사람들은 저마다 그의 정치성향을 짚어댔지만 그는 ‘쿨’했다. 프로필 사진을 보고 “‘멸공모텔’ 배경에 젊은이로 분장한 할아버지”라 하자 “내 방이거든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반공 만화만 보고 자란 중딩 같음”이라는 조롱엔 “당신들이 하는 발언은 초딩 같아”라고 했다. “한나라당 알바생이세요?”라는 물음엔 “그건 당신네들 생각이지. 알바 뛸 만큼 형편 어렵지 않다”고 답했다. “교회가 아이를 버리는구나”라는 트위트가 날아오자, 그는 거꾸로 “무슨 근거로 그런 얘기를 하는 겁니까”라고 물었다. “전라도 사람에게 애인이라도 빼앗겼나”에는 “난 결혼도 하고 애인 뺏긴 적도 없고, 전라도에 살았었는데”라고 적었다.
전주에서 대학원을 나왔으며 전라도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고 있다는 그는 스스로 “현 정부에 힘을 실어주자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고 밝혔다. 할아버지·할머니가 실향민이라며, “평생 명절 때마다 임진각에서 고향 땅 바라보면서 우시는 실향민의 고통을 과연 아실는지”라고도 덧붙였다. 전화번호까지 까발리며 막말을 주고받은 약 여덟시간의 공방은 결국 그가 “지나쳤다. 말이 심했다”고 사과하면서 일단락됐다.
그는 누굴까. 그와 싸운 이들은 또 누굴까. 최근 신천지인 양 떠오르는 ‘소통 세상’ 트위터에서 본 이 지독히 유치한 싸움이 그다지 낯설지 않은 건 왜일까.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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