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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트위터 브리핑] 작은 마을의 투표 이야기 / 김외현

등록 2010-06-03 20:23

이주의 리트위트
이주의 리트위트




“아내와 투표 마쳤습니다. 오늘이 출산일이라 이제 셋째딸 출산하러 갑니다.”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 2일 오전 9시께 짧은 글 하나가 트위터에서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투표소 표지 앞에서 부부가 찍은 사진을 첨부한 트위트(트위터 메시지)였다. 많은 트위터 이용자들이 ‘훌륭하다’ ‘나도 꼭 투표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잠시 뒤 산모가 침대에 누워 있는 사진도 날아들었다. “너무 기다려지고 긴장되고 그러네요. 산모도 투표했으니 다들 투표하셔야 합니다.” 1시간 뒤 날아온 트위트엔 눈도 제대로 못 뜨고 있는 신생아 사진이 있었다. 아이 아빠가 ‘투표둥이’라고 부른 셋째딸이 태어난 것이다.

이 사진을 조회한 사람이 2000명이 넘었다. 새 생명에 대한 축복과 산고를 이겨낸 산모에 대한 축하 인사가 쏟아졌다. 선거일에 태어난 만큼 아이 이름을 ‘민주’나 ‘지선’(지방선거)으로 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부부는 미리 지어놓은 이름을 그냥 쓰기로 했다.

마치 작디작은 마을 같았다. 한쪽에서 ‘여’ 하고 부르면 곧장 저쪽에서 ‘여’ 하고 답할 수 있는 곳에 모두 모여 살다가, 마을 투표하는 날 어떤 집에 태어난 아기인 듯했다. 투표둥이만이 아니었다. 모두들 저마다 선거에 대해 한마디씩 했고 토를 달았다. 투표했냐, 했다, 투표소 앞 사진 여기 있다, 어르신들이 많더라, 하기 싫다, 꼭 해야 한다….

투표둥이의 사진, 연예인·유명인사의 투표 독려, 투표했다는 증명사진을 올리면 선물을 준다는 이벤트 등이 트위터가 투표율을 끌어올렸다는 근거가 될 수 있는지는 알기 힘들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많은 이들이 투표 당일의 다양한 사연을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그래서 투표행위와 선거를 ‘공유’할 수 있는 수단이 있었다는 의미는 크다.

트위터는 이태 전 미국 대선이나 지난해 이란 대선 등 굵직한 국제뉴스를 통해 명성을 높여왔다. 아쉽게도 한국의 경우엔 지난 2월 선관위의 트위터 사전선거운동 규제 관련 영문기사가 아직 눈에 띌 뿐이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이주의 리트위트(RT)

① @jocaste21

그래, 당신 말이 맞다. “투표란 될 사람에게 표를 몰아주는 행위가 아니라 내가 누굴 지지하는지를 드러내는 행위”라는 거.

② @meteos91

다섯살 훈아, 반장선거 하는데 치맛바람으로 이기니까 좋냐?

③ @Premist

할머니들 대화 중 : ‘2번이 빨갱이면 2번 찍어야겠네? 빨갱이 뽑아놓으면 빨갱이끼리 전쟁하진 않을 꺼 아녀.’

④ @chongpark

오세훈-곽노현, 김문수-김상곤 이 조합의 의미는 집 가진 중산층들의 이중성, 즉 아파트값은 계속 올라가길 바라지만 애들 사교육비는 벅차니 줄여달라는 걸로 봐도 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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