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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오창섭의 간판속세상] 아파트, 혹은 마법의 성

등록 2010-03-24 20:28

서울 반포 ‘집은 쉼이다!’
서울 반포 ‘집은 쉼이다!’
오늘날 ‘아파트’와 ‘집’은 교환 가능한 용어가 되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파트는 삭막한 도시에서의 삶을 상징하였고, 그 외형적 유사성 때문에 ‘닭장’에 비유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제 아파트는 삭막함과 연결되지도, 닭장으로 묘사되지도 않는다. 아파트도 변했고, 아파트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변한 것이다. 닭장의 은유가 사라진 자리에는 ‘캐슬’, ‘팰리스’, ‘파크’와 같은 새로운 은유들이 들어서고 있다. 이 은유들은 단순한 은유가 아니다. 실재 아파트를 그러한 모습으로 변화시키는 마법을 가진 은유이기 때문이다. 변해버린 아파트에는 공주와 왕자가 산다. 그들에게 아파트는 단순히 쉼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자신들이 공주이며 왕자라는 것을 증명하는 말 그대로의 ‘궁전’이자 ‘성’인 것이다.

오창섭 건국대 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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