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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오창섭의 간판속세상] 오름에 새겨진 아픔

등록 2010-02-17 18:14

제주시 조천읍의 ‘오름풍경’
제주시 조천읍의 ‘오름풍경’
제주에는 아름다운 오름들이 많이 있다. 오름은 작은 크기와 부드러운 곡선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산과 구별된다. 그런데 제주의 오름을 오름이게 하는 것은 또 있다. 제주 방언으로 ‘테역’이라 하는 잔디가 그것인데, 테역으로 둘러싸인 오름에서 소나 말이 풀을 뜯는 모습은 상상을 넘어서는 아름다운 풍광을 이룬다. 그러나 오늘날 제주에서 이러한 풍경을 발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수십 년 전 산에다 나무를 심자는 운동이 전국적으로 펼쳐지면서 상황이 다른 제주의 오름에도 획일적으로 나무가 심어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적지 않은 제주의 오름들은 잔디로 둘러싸인 고유의 모습을 잃어버렸다. 심다 만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흉측스러운 오름의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그리움과 아쉬움의 감정이 교차한다.

오창섭 건국대 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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