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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한겨레프리즘] 유시민과 국민참여당 변수 / 박창식

등록 2009-12-01 21:44

박창식  정치부문 선임기자
박창식 정치부문 선임기자
심상찮은 여론조사 흐름이 있다. 유시민 전 장관의 정치 복귀와 친노신당 창당에 따른 파장이다. 친노신당 성격인 국민참여당은 내년 1월 중순에 정식 창당한다는 계획으로, 아직 준비위원회 상태다. 유 전 장관이 11월10일 입당했지만, 현역 국회의원은 단 한 명도 없다.

그런 가운데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내놓은 일련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자. 연구소의 11월2일 조사에서는 야권의 통합·연대 논의와 관련해 ‘민주당 주도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새로운 세력 중심으로 통합이 진행되어야 한다’(54.3%)에 대한 공감도가 ‘현실적으로 민주당 중심으로 통합이 진행되는 것이 불가피하다’(32.7%)보다 높았다. 민주당 지지층만을 놓고 보면 ‘새로운 세력 중심으로 통합’ 응답(50.2%)이 더 우세했다. 호남에서는 같은 응답이 60.9%에 이르렀다.

11월16일 조사에서는 야권 여러 세력의 선호도를 물은 결과 ‘유시민 등 친노세력’(24.1%) > ‘손학규 전 경기지사 세력’(18.4%) > ‘정동영 전 장관 등 비주류’(12.4%) > ‘정세균 현 대표 등 주류’(8.9%) 순서가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유시민 등 친노세력’이라는 응답이 34.7%였다.

11월23일 조사에서는 현재 지지하는 정당에서 유시민 전 장관 등 친노무현계 인사들이 창당할 예정인 신당으로 지지를 옮길 의향을 묻자 ‘있다’가 24.9% 나왔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있다’가 48.8%나 됐다.

이런 결과는 제1야당인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민주당은 몇 차례 재보궐선거를 이겼다. 세종시와 4대강 등 반엠비 싸움도 그런대로 펼치고 있다. 그러나 내년 지방선거, 2012년 총선, 대선 등의 큰 판에서 지금의 민주당으로 뭐가 될 것이라고 믿어주는 지지자가 거의 없다. 범야권의 맏형으로서 통합 노력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 자체로 혁신해 매력적으로 변신하지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정치세력 재편 문제와 결부된 여론조사 문항들에서 민주당은 모두 낙제점을 받았다.

국민참여당은 나름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다만 2002년 대선 때 정몽준 의원의 국민통합21과 1997년 대선 때 이인제 의원의 국민신당이 일으켰던 ‘신당 돌풍’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 당들은 한때나마 지지율 1위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11월19일 조사에서는 한나라당 30.1%, 민주당 20.8%, 국민참여당 13.4%라는 분포가 나타났다. 이 조사는 국민참여당이 의뢰한 것임을 고려해야 한다. 여러 측면을 두루 고려하면 인지도 추가 상승을 전제로, 국민참여당이 10% 안팎의 지지율을 얻지 않을까 예상된다. 야권만 놓고 보면, 민주당에 이어 1.5당 체제 정도의 모양이다.

이런 지형은 범야권에 기회이자 동시에 위기 요인이다. 범야권이 내년 지방선거에서부터 후보단일화를 비롯해 연합정치의 ‘예술’을 잘 발휘한다면 대단한 힘을 낼 수 있다. 국민참여당이 무시하지 못할 지지율을 확보하리라는 점은 연대를 촉진할 요인이다. 10·28 재보궐선거 때는 진보정당들의 지지율이 워낙 낮아 민주당한테 그냥 무시당했다. 반면에 연합정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범야권은 최악의 분열 속에서 공멸할 수 있다. 야당 수가 많고, 일부 시민·사회단체도 후보를 낼 태세다. 범야권 연대 측면에서 다행스러운 것은 유 전 장관이 “연대하지 않으면 모두가 루저(패배자)”가 된다며 연대 논의에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박창식 정치부문 선임기자cspcs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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