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사돈 기업 / 김종철

등록 2007-06-12 17:14

김종철 논설위원
김종철 논설위원
유레카
‘사돈 밤 바래기’라는 속담이 있다. 밤이 늦어 사돈을 집에까지 바래다주면 그 사돈이 이번에는 이쪽 사돈을 다시 바래다주는 등 서로 번갈아 배웅하느라 밤을 샌다는 말이다. 사돈 관계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가전업계 라이벌이자 창업자끼리 사돈 관계인 삼성과 엘지가 한때 동업을 한 적이 있다. 1964년 첫 전파를 발사한 동양방송(현 한국방송 제2텔레비전)은 당시 삼성그룹의 이병철 회장이 럭키금성(엘지)의 구인회 회장에게 제의해 설립됐다. 그러나 두 기업에서 파견된 실무자 사이 다툼으로 갈등을 거듭한 끝에 결국 사돈이 만나 럭키금성은 방송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양쪽은 ‘사돈집과 화장실은 멀수록 좋다’는 격언을 되새겼을지 모른다.

모든 일에는 예외가 있기 마련이다. 2005년 분리한 엘지그룹과 지에스그룹이 대표적인 사례다. 3대를 거치면서 50여년 동안 사돈인 구씨와 허씨 가문은 서로 예의를 지키면서 인화로 기업을 키웠다. 철저한 혼맥 경영 등 비판도 받지만, ‘한국형 가족경영’의 성공 모델로 꼽히기도 했다.

최근 작은 한 사돈 기업이 화제다. 현대자동차에 시트 프레임을 공급하는 ‘다스’다. 대표 이상은씨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큰형이며, 감사 김재정씨는 이 후보의 손아래 처남이다. 박근혜 후보 쪽은 이 후보가 다스의 실질적인 소유주가 아니냐고 의심을 보내고 있다. 사돈 중에서도 관계가 참으로 어려운 사람끼리 87년 사업을 시작한데다 96년 국회의원 선거 때 다스 직원이 파견돼 이 후보 쪽 선거기획단 간부를 맡은 점, 이 후보가 김경준씨와 공동대표로 있던 엘케이이(LKe)뱅크의 자회사인 비비케이(BBK)에 다스가 190억원을 투자한 점 등을 근거로 들고 있다. 이 후보는 ‘모함’이라고 반발하고 있으나, 정작 다스의 소유주인 두 사돈은 언론을 만나는 일조차 피하고 있다.

김종철 논설위원 phill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도사·목사와 내란 [한승훈 칼럼] 1.

도사·목사와 내란 [한승훈 칼럼]

‘윤석열 이후’ 계산하는 중국 [특파원 칼럼] 2.

‘윤석열 이후’ 계산하는 중국 [특파원 칼럼]

분노한 2030 남성에게 필요한 것 [슬기로운 기자생활] 3.

분노한 2030 남성에게 필요한 것 [슬기로운 기자생활]

가스 말고, ‘공공풍력’ 하자 [한겨레 프리즘] 4.

가스 말고, ‘공공풍력’ 하자 [한겨레 프리즘]

[사설] 윤석열 구속기소, 신속한 재판으로 준엄히 단죄해야 5.

[사설] 윤석열 구속기소, 신속한 재판으로 준엄히 단죄해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