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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편집국에서] ‘18.0’ 섹션의 아쉬움에 대해 / 박창식

등록 2007-06-03 18:03

 박창식/문화부문 편집장
박창식/문화부문 편집장
편집국에서
“처음 타블로이드 판형으로 나왔을 때, 국내 일간지 중에 제대로 시행해 보지 못한 것을 <한겨레>가 먼저 나섰다는 데 크게 의미를 부여했고, 깊이 있는 글들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만족했습니다. 그런데 타블로이드 판형을 낼 때 각종 수식어를 붙이며 각오를 다지던 모습은 사라지고, 이제 왜 다시 대판형으로 회귀하였는지에 대해서는 어떠한 이유 설명도 없었습니다. … 대판형으로 바뀌고 난 뒤의 큰 단점은 글에 집중해서 읽기가 힘들어졌다는 것입니다. 한 지면에 여러 글을 싣다보니 글의 집중도나 깊이가 떨어진 느낌입니다.”

“어쩐 일인지 이게 없어져서 참 애석하고 실망스럽기도 합니다. … 주변의 제 친구 한명은 이 섹션 신문을 계속 모아간다는 말을 자랑스럽게 하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이 부분이 신문에 포함되었습니다만 역시 아쉬운 생각이 많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보다는 문화와 책 정보에 관심이 많은데 북 섹션이 합쳐친 뒤로 얼마나 서운한지 모릅니다. … 앞으로는 문화가 코드 아닌가요? 책 섹션을 이렇게 푸대접하면 아니되옵니다.”

지난달 15일 실시한 지면개편을 두고 몇몇 독자들께서 편집국으로 글을 보내셨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지적과 비판은 기존의 타블로이드 판형 <18.0도> 섹션이 없어지고 대신 <책과 생각>이 대판 판형으로 제작되는 데 집중됐습니다. 깊은 관심을 갖고 지적해주신 독자들께 감사드립니다.

<18.0도> 섹션은 2년 전 지면개편 때 만들었습니다. <18.0도>뿐 아니라 대중문화 기사를 담은 <100.0도>, 공동체·여성·종교 기사를 다루는 <36.5도>까지 세 개의 별지 섹션을 만들었습니다.

그뒤 저희들은 독자 반응을 살폈습니다. <18.0도> 섹션 등을 중심으로 매우 열성적인 독자들이 생긴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반면에 많은 독자들이 타블로이드 섹션을 외면하는 현상도 알았습니다. 우리나라 대부분 독자들의 신문 읽기 습관 탓이겠지만, 신문을 들자마자 타블로이드로 된 섹션을 털어내어 버리는 분들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저희는 소수 열성 독자들의 기대와, 좀더 많은 독자들의 ‘감성’이 엇갈리는 상황을 놓고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개편 때 <100.0도>, <36.5도>의 별지 섹션 내용을, 본 섹션에 함께 담았습니다. 이어 이번 지면개편 때 <18.0도> 섹션마저도 본 섹션으로 통합한 것입니다. 좀더 많은 독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선택입니다. <18.0도>란 명칭을 바꾼 것은 <100.0도>나 <36.5도> 등 ‘세트 개념’의 섹션들이 없어진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한 독자께서는 “앞으로는 문화가 코드 아닌가요?”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번 개편의 의도에는 그런 뜻도 담겨 있습니다. ‘책과 생각’을 포함해 문화기사를 되도록 돋보이게 전진배치함으로써 더욱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것입니다. 음식으로 친다면 책·지성을 포함한 문화저널리즘 장르를, 일종의 ‘간식’ 개념에서 반드시 섭취해야 할 ‘주식’ 개념으로 바꾼 겁니다.

많은 독자분들의 지적 중에는 “(이번 지면개편으로) 읽는 맛이 나는 깊이 있는 글들이 없어졌다”는 내용도 많았습니다. 이런 지적에 공감합니다. 그래서 ‘책’뿐 아니라 ‘생각’ 분야의 기사도 대폭 확충하려 계획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를 대표할 만한 지성과의 인터뷰, 고급 담론 흐름을 분석하는 기획기사, 문명의 문제를 다루는 연재물 등을 확충하고자 준비 중입니다. 더욱 노력해 보완하겠습니다.

박창식/문화부문 편집장

cspcs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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