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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에로스 효과 / 조일준

등록 2006-11-23 17:23수정 2006-11-23 18:23

조일준 여론팀장
조일준 여론팀장
유레카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사회철학자 마르쿠제는 프롤레타리아 혁명론의 근거였던 ‘착취’와 ‘혁명’ 개념을 ‘억압’과 ‘해방’으로 대치했다. 고전적 마르크스주의에 프로이트의 욕구 이론을 접합한 <에로스와 문명>(1955년)에서다. 마르쿠제가 말한 에로스는 자유와 해방을 지향하는 진정한 욕구의 원천이자 삶의 총체적 본능이다.

그로부터 32년 뒤 미국 사회정치학자인 조지 카치아피카스(웬트워스공대 교수)는 <신좌파의 상상력>이란 책에서 마르쿠제를 차용한 ‘에로스 효과’란 개념을 내놓는다. 민중이 스스로 역사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직관적 믿음으로 일시에 자발적으로 봉기하는 현상을 말한다. 프랑스 파리코뮌, 광주 5·18 민중항쟁, 그리고 1999년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미국 시애틀에서 벌인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시위 등이 그 대표적 사례다.

카치아피카스는 2000년 전남대에서 열린 5·18 광주항쟁 20돌 기념 심포지엄 논문 <광주코뮌: 20년 이후>에서 “20세기에 마르크스주의 이론은 너무 자주 자연발생성과 감정성을 비방해 왔다”며 “에로스 효과 개념을 발전시킴으로써 수백만의 일상적 민중이 보이는 자연발생적 행동들의 혁명적 가치를 구제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무의식적이고 감정적인 것’들을 “동원되면 중요한 사회적 변혁을 가져올 수 있는 적극적이고 혁명적인 자원”으로 평가했다.

민주노총, 전교조를 중심으로 ‘노동기본권 쟁취, 사회양극화 해소, 한-미 자유무역협정 저지 범국민 1차 총궐기대회’가 22일 전국 주요 도시에서 열렸다. 어느 것 하나 가벼운 게 없다. 시위도 이번으로 그칠 것 같지 않다. 아직은 지도부의 조직적 동원에 따른 집회 수준이다. 그러나 자유와 행복 추구라는 본능적 욕구를 신자유주의 자본의 논리에 저당잡힌 국민들의 밭은 감정은 이미 위험수위다.

조일준 여론팀장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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