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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아침햇발] 북한 핵 궁금증 문답풀이 / 권태호

등록 2006-10-17 19:33

권태호/정치팀 기자
권태호/정치팀 기자
아침햇발
북한 핵에 대해 잘 모른다. 평소 통일·남북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살펴보지도 않았다. 그래서 이 문제를 왈가왈부하는 게 겁난다. 그러나 국회를 출입하기에 피해갈 수가 없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이 갖고 있을 법한 궁금증을 문외한의 시각에서 하나씩 더듬어봤다.

1.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사업 중단하면 북한 핵개발 못할까?

현대아산과 통일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금강산 관광 대가로 북한에 지급된 현금은 1300만달러,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 인건비가 500만달러로 모두 1800만달러였다. 한국은행 홈페이지에 보면, 2004년 국외 원조분 등이 포함된 북한의 명목국민총소득(GNI)은 208억달러였다. 북한 전체 경제규모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차지하는 비중은 0.087%로 계산됐다.

현대아산은 지난해 첫 흑자를 냈다. 지금까지 호텔 등 북한에 투자한 비용은 8509억원이다. 개성공단에는 공장, 폐수처리장 등 2205억원이 투자됐고, 지난 2월 공장 가동이 막 시작됐다. 1명당 최저임금은 한국이 642달러, 개성공단은 50달러다. 사업을 중단하면, 정부가 일부 기업에는 손실을 보전하도록 계약을 맺었다.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을 중단하면, 손실은 잘 보이는데 이득은 잘 안 보인다. 내 눈이 나도 모르게 빨갛게 됐기 때문인가?

2. 대북지원 중단하면, 북한 정권은 그 돈만큼 국방비, 핵개발비를 줄일까?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으로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조하는 송영선 한나라당 의원의 국감자료 중 일부다. “북한은 1991년 경제위기 전까지 국내총생산이 500억달러에 이르렀으나, 이후 98년 200억달러까지 감소됐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국내총생산 대비 실제 군사비는 13%에서 22.5%까지 확대됐다. 그리고 300만명 이상의 아사자가 나옴에도 불구하고 군사비 감축은 크지 않았다”

북한은 90년부터 98년까지 9년 동안 내리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국방비는 거의 줄이지 않았다. 지난해 정부가 북한에 무상지원한 쌀은 50만t이었다. 지난 2004년 북한 쌀 생산량이 180만t이니, 상당한 양이다. 중국이 북한 핵실험 이후, 가장 먼저 취한 조처는 압록강변 철조망 설치였다.

3. 한나라당의 생각은 뭔가?


출입처에 나갈 때마다 늘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혹 출입처 논리에 세뇌된 건 아닐까?” 하는. 그런데 한나라당을 출입한 석달여 동안 정반대 생각을 더 많이 했다. “혹 한나라당 말이 맞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북한 핵실험에 대한 한나라당 반응에 두 가지가 놀랍다. “어떻게 이 복잡한 사안을 이리도 빨리 결론내릴 수 있을까”와, “126명 의원들의 생각이 어떻게 이처럼 다 똑같을 수 있을까”(이는 열린우리당도 마찬가지이긴 하다) 하는.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안보를 정쟁으로 이용한다”며 비난한다. 그런 면이 있기도 한 것 같다. 그러나 옆에서 지켜본 바로는 일부 의원들은 이 길(북한 제재, 포용정책 폐기 등)이 진정 나라와 민족을 위하는 것이라 믿는 것 같다.

마음이 통하는 한 한나라당 의원에게 의구심을 얘기하니, 이렇게 말해줬다. “상당수 의원들은 북핵문제에 대해 깊은 생각을 못했다. 그러다 사안이 터지고, 지도부에서 안을 내놓자 자신도 모르게 거기에 자신의 생각을 맞췄다. 그러면서 스스로 그것이 옳다고 믿게 된다. 이는 모든 게 ‘노 정권 탓’이라는 인식구조가 형성돼 있어 자연스럽다”고. 그 의원은 한마디 더했다. “너무 걱정마시라. 정부 비판이 야당 권한 아니냐? 정권을 잡는다면, (남북 문제에) 좀더 신중해질 것이고, 하고 싶다고 다 할 수도 없다”고.

권태호/정치팀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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