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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매스티지와 된장녀 / 김회승

등록 2006-08-17 18:49

김회승 논설위원
김회승 논설위원
유레카
부자라고 과소비를 일삼는다거나, 가난하다고 싸구려만 찾진 않는 게 현대의 소비 패턴이다. 합리적인 소비 기준을 객관적인 구매력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이유다. 매스티지(Masstige)는 현대인의 소비 성향을 겨냥한 시장과 마케팅 전략의 하나다. 대중(mass)과 명품(prestige product)을 합친 말인다.

매스티지 제품은 합리적 수준의 가격으로 명품을 대중화시킨 것이다. 희소성이 큰 명품과 달리 대량으로 생산되고 가격 또한 터무니없이 높지 않다. 그래서 소비자들한테 ‘이 정도면 값을 치를 만하다’는 만족감을 준다. 일종의 ‘신명품’인 셈이다. 가장 대표적인 게 차별화된 고가 전략으로 커피 한 잔의 값을 크게 높인 스타벅스다.

이들 제품은 구매력 있는 중산층이 과녁이다. 그래서 중산층이 접근 할 만한 가격대를 유지하면서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으려 애쓴다. 소비자의 과시욕에 교묘히 기대면서도 노골적으로 이를 부추기진 않는다. 다만 ‘이 정도는 되어야지’라며 은근히 유혹할 뿐이다.

매스티지 소비자들은 고급스런 품질과 상표, 합리적인 가격대를 추구한다. 그러면서 때론 싼 맛과 실용성을, 때론 개성있는 디자인을 우선하기도 한다. 때문에 터무니없이 비싼 상표만 좇는 명품족의 행태나, 소스타인 베블런이 일갈한 유한계급의 과시적 소비와는 다르다.

요즘 인터넷을 달구는 ‘된장녀의 하루’는 온통 주제넘는 과소비로 묘사돼 있다. 하지만 현명한 소비자도 때론 2천원짜리 라면을 먹고 기꺼이 6천원짜리 스타벅스 커피를 마신다. 10여년 전 외환위기 즈음에는 ‘오렌지족’이 문제가 된 적이 있다. 둘의 공통점은 계층간 소득 격차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시기라는 점이다. 된장녀는 결코 오렌지족이 될 수 없는 젊은이들의 자조와 분노가 만들어 낸 허상의 표적은 아닐까.

김회승 논설위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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