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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K-컬처’의 약진과 ‘K-정치’의 지체

등록 2024-01-17 15:14

앞머리에 ‘코리아’를 의미하는 케이(K)가 붙는 것이 자랑스러운 시대가 됐다.

한국계 배우·감독이 주축이 돼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이 제75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남녀주연상 등 8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는 낭보가 지난 16일 전해졌다. 이 작품은 앞서도 골든글로브 3관왕,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4관왕에 오른 터다.

‘케이-콘텐츠’의 약진은 2020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하면서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이듬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에서 신드롬을 일으키며 각종 상을 휩쓸었고,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도 오스카 여우조연상(윤여정)을 품에 안았다.

케이-콘텐츠보다 한걸음 앞서 세계로 향하는 길을 다진 것은 ‘케이-팝’이다.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아이돌 그룹이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싱글 차트를 종횡무진하며 한국을 알렸다.

케이-컬처의 성공은 ‘케이-푸드’(한식)의 인기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선 냉동김밥 열풍이 불었고, 김 수출은 1조원을 돌파했다. 치킨과 라면은 물론 떡볶이·김말이 등 길거리 음식도 전세계로 팔려나간다. 최근엔 씨제이(CJ)제일제당의 케이-푸드 세계화 성공 사례가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재로 선정됐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 모든 게 아시아의 변방에 머물렀던 한국이 세계 문화의 중심이 됐다는 자부심을 갖게 한다. ‘어글리 코리안’ ‘코리안 타임’ 등 한국을 깎아내리는 표현이 넘쳐나던 때와 비교하면 ‘급’이 달라진 느낌이다.

하지만 과연 모든 분야가 그러한가? 안타깝게도 현 정부 들어 어렵게 쌓아 올린 한국의 이미지를 갉아먹는 망신스러운 일도 잇따르고 있다.

선진국들은 ‘주 4일제’를 실험하는데, ‘주 69시간 노동’을 외치는 고용노동부, 언론자유지수가 4계단 떨어져 47위로 곤두박질친 상황에서도 압수수색과 소송을 벌여 언론을 옥죄는 검찰과 외교부,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행사를 준비하며 폭염 대책조차 세우지 않아 파행을 빚은 여성가족부, 300만원짜리 명품 가방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산 대통령 부인, ‘대통령 부인 주가조작 혐의’를 수사하자는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대통령….

결국 한국 문화의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정치 지체’가 문제다. 언젠가 ‘케이-정치’가 자랑스러워지는 날도 올까? 요원한 일인 것 같아 걱정이다.

유선희 산업팀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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