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틀 무렵이었다. 나이 드신 두 어르신이 동네 운동장을 돌고 계셨다. 가던 길을 멈추고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문뜩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가 떠올려졌다. 새 소리도 들리지 않은 이른 아침이라 어머니들의 목소리가 가깝게 들렸다. 건너편에서 걷던 어머니들이 어느새 내가 서 있는 근처까지 오셨다. 한 분은 지팡이를 짚고 계셨지만, 발걸음은 가벼워 보였다. 어느덧 겨울의 문턱이다. 마음속으로 어머니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버스 놓칠까 출근길을 재촉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