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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포토에세이] 안녕이라 말도 못하고

등록 2023-11-13 19:26수정 2023-11-14 02:37

밤새 부딪힌 빗방울과 바람의 등쌀에 나뭇잎은 속절없이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더 이쁘게 물들어 봄꽃만 한 자태를 뽐내다가 졌으면 좋으련만, 갑자기 바빠진 가을비는 그럴 여유도 주지 않았다. 이곳을 차지했던 아이들은 뚝 떨어진 기온에 밀려나고, 간밤 요란하게 내린 물줄기에 젖은 나뭇잎만 바람에 이리저리 굴러다녔다. 미처 초록과 작별인사도 못 했는데 가을비는 벌써 겨울을 재촉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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