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은 해묵은 반공의 광풍이 다시 불고 있다. 이 광풍은 양평고속도로 게이트를 비롯해 잼버리 파행, 고 채상병 사망 사건 등 대한민국의 모든 뉴스를 삼켜먹을 만큼 그 위세가 대단하다. 이젠 역사 교과서까지 넘보고 있다. 빨갱이에 대한 적개심은 그 무엇도 대적하지 못한다.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 재현된 거제포로수용소의 ‘철망 넘어 말 혹은 물품을 교환치 말 것’이라는 70년도 넘은 경고문이 20세기를 넘어 21세기에도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유효하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