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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내가 틀렸다…” / 권태호

등록 2022-07-24 17:16수정 2022-07-25 02:38

“내가 틀렸다…”(I was wrong about…)

<뉴욕 타임스>가 21일(현지시각) 누리집에 이런 제목의 별도란을 만들어 8개 ‘정정 칼럼’을 게시했다. 필진은 노벨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 퓰리처상을 세번 받은 <세계는 평평하다>의 저자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 타임스 첫 여성 논설실장(2001~2007) 게일 콜린스 등 뉴욕 타임스 대표 칼럼니스트들이다.

크루그먼은 1년 전 칼럼에서 조 바이든 정부의 1조9천억달러 규모 부양책에 대해 “물가가 급격히 올라가진 않을 것”이라고 한 게 틀렸다고 고백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0년 만에 최고치인 9.1%였다. 크루그먼은 “코로나19 상황에는 더 이상 유효치 않은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모델을 (전망에) 적용했기 때문”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코로나 봉쇄 파급 효과도 컸다”고 말했다.

프리드먼은 ‘중국 검열’과 관련해 “중국이 자유시장경제와 언론자유 쪽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주장해왔다며, 2006년 12월과 2009년 11월 칼럼을 들었다. 그러나 중국은 시진핑 이후, 10년 전보다 더 닫힌 사회가 되었다며 오류를 인정했다.

여성 인권을 주로 다뤄온 미셸 골드버그는 2017년 앨 프랭컨 민주당 상원의원이 코미디언 시절(2006년) 동료 여성들을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나오자, 즉각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 “의회 조사 없이 사퇴를 요구한 것을 반성한다”고 했다. 프랭컨 의원은 사퇴했으나, 사실관계 논란이 일었다. 그는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여태껏 상처를 남기고 있다. 투명하고 냉정한 청문회 시스템은 정의를 실현하는 필수조건이지 장애물이 아닌데, 당시 극심한 분노로 잠시 잊었다”고 했다.

이들의 ‘정정 칼럼’을 보면, 이들은 ‘잘못된 칼럼’ 이후에도 계속 생각을 다듬어왔음을 알 수 있다. ‘정정 칼럼’이 가능한 이유다. 자본주의에 대한 견해를 수정한 데이비드 브룩스는 “자신의 세계관을 고수하며 비판에 맞서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때론 달라진 세상에서 견해를 재구성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봐야 할 때가 있다”고 했다.

한평생 신념을 유지하는 사람은 운동가다. 전문가들은 오류가 없는 사람이 아니다. 다만 오류가 드러나면 고민하고 수정하는 사람이다. 그러려면 먼저 오류를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권태호 논설위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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