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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일본 엔화가 싸구려!

등록 2022-04-26 15:54수정 2022-04-27 02:39

미국 달러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0.25~0.5%로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향후 공격적으로 올리겠다는 신호를 계속 내보내고 있어서다. 유로, 스위스 프랑, 일본 엔 등 6개 주요 통화에 견줘 미국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1973년=100)는 지난해 5월 89에서 상승을 시작해 지금은 100을 훌쩍 넘어서 있다. 원-달러 환율도 올라, 25일 장중 1250원을 돌파했다.

달러 강세 속에 약세가 도드라지는 게 일본의 엔이다. 엔화는 준기축통화로서, 국제 금융시장에서 안전 자산 선호가 커질 때 가치가 오르는 통화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최근에는 거꾸로 간다. 3월8일 달러당 115엔대에서 4월25일 128엔대로 한달 보름 사이에 11%나 하락했다. 원화 대비로도 가치가 떨어져, 3월 초 100엔당 1040원 안팎이던 게 지금은 970원대에 살 수 있다.

엔 약세는 미국 연준과 달리, 일본은행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은 총재는 22일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한 연설에서 “강력한 금융완화 정책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일본보다 금리가 점점 높아지는 미국으로 돈이 흘러가면서, 엔 약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 10년 만기 일본 국채 금리는 연 0.245%, 미국 금리는 연 2.9%가량이다. 일본은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2%(전년 동월 대비)로 그다지 높지 않아 긴축 필요성은 낮은 반면, 매년 엄청난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고 있어 금리를 올릴 경우 이자 부담이 매우 커진다.

‘값싼 엔’은 일본 경제의 위상 추락과 무관하지 않다. 그렇다고 우리가 일본을 낮춰 보는 건 오만이 될 수 있다. 연평균 원-엔 환율(100엔당 원)의 장기 추이를 보면, 우리나라가 외환위기에 처했을 때(1998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 때(2008~2010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자금이 본국으로 대거 이전될 때(2011~2012년) 1300원을 넘기고 1400원대까지 이르렀다. 반면 2005~2007년에는 700원대, 800원대로 떨어진 적도 있다. 그때에 견주면 900원 후반인 지금 엔화가 그렇게 싼 것도 아니다.

정남구 논설위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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