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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김효정

등록 2006-02-06 20:43수정 2006-02-06 20:44

유레카
올해 18살. 쇼트트랙 선수다. 어릴 적 몸이 약해 시작한 스케이팅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전문 코치로부터 4~5년 동안 고된 훈련을 받았다. 그러나 강압적인 지도와,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현실이 싫었다. 2004년 초 미국 시민권자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행을 택했다. 금세 두각을 나타냈고 미국 대표팀에 막내로 합류했다. 할리우드 액션으로 악명높은 안톤 오노 등 남자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한솥밥을 먹는 동료가 됐다.

목표는 2006년 겨울올림픽 출전권. 지난해 말 예선에서 모든 출전 종목에서 1위를 기록하며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미국 언론은 한국에서 온 소녀를 주목했다. 그는 ‘한국에서의 좋지 못한 경험’에 대해 “한국클럽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내게 별로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압적 코치가 누구냐는 질문에는 “그는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쳤다. 하지만 정직하게 가르친 것 같지는 않다”고 대답했다.

역설적이게도 미국 언론이 주목한 건 그의 ‘근면성’이다. 경기가 없는 날도 이른 새벽부터 제일 먼저 연습장에 나타난다. 코치나 협회 관계자들은 어린 선수의 부지런함이 대표팀에 새로운 활력과 자극을 준다고 칭찬한다. 이 소식은 외신을 타고 한국 언론에 소개된다. 그가 불굴의 한국 쇼트트랙 정신을 미국에 전수 중이라고.

우리 쇼트트랙 대표팀은 지난해 코치의 선수 구타사건, 학부모의 특정 코치 거부사건에 이어 두명의 코치가 자기 ‘파벌’ 선수들을 따로 훈련시키는 파동을 겪었다. 다른 파벌 선수가 선두에 나서면 넘어지더라도 막으라고 했다는 폭로가 있었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잦아들었다. 한국의 겨울올림픽 종합순위가 쇼트트랙 종목의 금메달 수로 좌우되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주말부터 17일 동안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겨울올림픽이 열린다. 한·미 선수들 간에 멋진 레이스 경쟁을 기대한다.

김회승 논설위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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