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미 ㅣ 평택시 일자리센터 직업상담사
저는 평택시 일자리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업상담사 박현미라고 합니다.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일하는 직업상담사 중에서 아직도 무기계약직인 공무직 전환이 되지 못해 민간위탁업체 소속으로 일하고 있는 상담사이기도 합니다. 현재 경기도에는 31개 시·군 일자리센터와 읍·면·동사무소에 약 600여명의 직업상담사가 배치돼 일하고 있습니다. 직업상담사들은 경기도민들을 위한 취업 상담과 알선, 취업 후 사후 관리, 구인·구직 발굴 등 취업 지원 공공서비스를 전담하고 있습니다.
2017년 7월20일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이후로 고용노동부 소속 직업상담 노동자가 무기계약직이나 공무직으로 전환됐고, 지난해에는 경기도일자리재단 직업상담사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됐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25개 자치구에 근무하는 일자리플러스센터 직업상담사 72명이 시간선택제 임기제 마급 공무원으로 고용돼 있다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습니다. 경기도의 경우에도 31개 시·군 중 기간제 노동자로 직접 고용돼 있었던 15개 지방자치단체의 직업상담사들은 정부의 정규직 전환 방침에 따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습니다.
하지만 경기도 나머지 16개 시·군 직업상담사들은 용역업체에 민간위탁돼 있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상황입니다. 단순히 민간위탁이라는 계약형태로 인해, 올해 2월 발표된 3단계 민간위탁 전환 방침에 따라 무기계약직으로의 전환은 소속된 지자체의 의지에 따라 진행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16개 시·군 직업상담사들의 무기계약직 전환에 대해 정부는 지자체로 떠넘기고, 경기도에서는 직업상담사 전환 문제는 해당 시·군에서 알아서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서로 미루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실상 무기계약직 전환에 대한 각 지자체, 경기도의 의지는 뒤로하더라도 더 이상의 논의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는 절망적인 상황을 이재명 도지사께서는 알고 계신지요?
평택의 예를 들면 평택시 직업상담사들은 용역업체에 민간위탁으로 간접 고용돼 있지만 이웃 시·군인 오산시와 안성시에 있는 직업상담사들은 기간제 노동자들로 직접 고용돼 있어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고, 더욱이 평택시 소속 기간제 노동자로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 소속된 직업상담사들까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습니다. 동일 업무를 하는 동일 지역의 동료 직업상담사들이 단지 채용 방식의 차이로 인해 처우가 이렇게 다르니 평택시 직업상담사들이 어떻게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겠습니까?
연말이 다가오면 상담사들은 재계약에 따른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일자리 안내와 취업 상담을 하는 상담사들이 본인의 일자리를 걱정하며 일을 해야 하고, 업체의 눈치를 봐가며 일을 하는 게 현실입니다.
정부는 용역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단지 인력회사에 불과한 용역업체의 이윤을 보장해주기보다는 업체에 돌아가던 이윤을 노동자들에게 돌려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서겠죠. 그렇다면 같은 논리로 민간 위탁돼 있는 직업상담사들은 마땅히 직접고용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직업상담사가 정규직화가 돼야 대민 상담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고, 축적된 상담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여 지역별 구직자 특성에 따른 맞춤형 일자리 제공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는지요?
이재명 도지사님. 도지사님의 공약 중에도 경기도내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내용이 있습니다. 또한 말이 아닌 실천과 실적으로 증명하시겠다고 하셨고, 지위보다는 할 일에, 권한보다는 책임에 더 집중하는 경기도지사, 도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경기도지사가 되겠다고 하셨던 악속을 잊지 마시고 부디 경기도 직업상담사들의 요구를 외면하지 말아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