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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혁신학교, 모두가 참여하는 ‘학교혁신’으로 / 이문수

등록 2019-09-16 18:00수정 2019-09-16 19:50

이문수
서울남산초등학교 교장

2019년 서울시교육청 종단연구(종단연구) 결과에 따르면, 혁신학교가 일반학교에 비해 국어, 수학, 영어 평균 학업성취도에서 다소 높은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창의성, 자아개념, 학교만족도 등에서 뚜렷한 차이가 없다는 결과도 나왔다. 게다가 ‘종단연구’ 결과 발표 당일에는 신설 예정인 마곡2중학교(가칭)의 예비 혁신학교 지정 반대 집회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리기도 했다. 그 이전에도 대곡초, 개일초, 양진초, 해누리초중교, 가락초 등에서 혁신학교 지정 반대 움직임이 있었다.

이번 결과는 2011년 이후 8년간 혁신학교를 추진해왔으나, 여전히 곳곳에서 혁신학교 저항이 일어나는 이유를 설명해주기도 한다. 혁신학교가 내세웠던 창의성, 자아개념, 만족도 부분에서 월등한 결과를 내지 못한 점, 학업성취도에 있어서는 확연히 앞서는 결과도 보이지 못한 점 등이 혁신학교 반대의 주요 근거가 되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혁신학교 반대 쪽에서는 학력 저하를 주요 근거로 삼아 결사반대의 입장을 취하기도 한다. 여기에 혁신학교의 고민이 있다고 본다. ‘종단연구’에서는 창의성, 자아개념, 만족도, 학업성취도라는 추상적인 척도를 제시했으나, 이는 교육활동 결과를 정리한 자료일 뿐이다. 혁신학교에서 이루어진 교육은 일반학교와 비교하여 교육활동 과정에서 명확한 차이가 드러난다. 아쉽게도 이번 ‘종단연구’에서는 ‘교육활동 과정’을 보여줄 수 없었다는 한계가 있었다.

서울시교육청은 2022년까지 혁신학교를 213곳에서 250곳으로 확대한다고 한다. 서울시교육청이 혁신학교를 순조롭게 늘리고자 한다면, 이번 종단연구 결과 밝혀진 문제점을 개선하여 혁신학교에 대한 저항을 넘어서야 할 것이다. 혁신학교의 양적 확대를 통한 혁신학교의 질적 향상을 기대하기에는 한계에 다다랐음을 인식하고, 혁신학교가 필요성을 넘어 모든 학교가 학교혁신의 일환으로 참여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우선 당장에 문제가 되고 있는 혁신학교 전환 의견수렴 절차 개선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학교혁신에 대한 학부모의 이해를 높이는 과정과 더불어 혁신학교에 대한 오해 해소, 학부모의 동의 비율 확대,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절차 개선 등이 포함돼야 한다. 둘째, 혁신학교의 학력 저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하여 서울시에 맞는 학업성취도 평가를 개발·도입하여 일반학교와 비교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 셋째, 혁신학교가 아니더라도 혁신학교의 우수 프로그램을 도입하려는 일반학교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넷째, 교육청 주도에서 벗어나 단위학교에서 교육 관련 현안 문제를 자발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자연스럽게 혁신학교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다섯째, 혁신학교가 지향하는 영역의 일부를 특화하여 운영하는 혁신학교, 구성원이 설계하는 혁신학교, 학교 간 협력 혁신학교, 학교급 간 연계 혁신학교 등 다양한 형태의 혁신학교 모형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교육청을 포함한 모든 교육당국에서 혁신교육의 성과가 반영될 수 있는 대입제도 개선 및 법령 정비를 끊임없이 요구하여 관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위와 같은 노력이 쌓여서 모든 학교가 스스로 동참하는 학교혁신이 펼쳐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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