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읽히게 될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가 독재에 항거하여 이 나라에 민주국가 건설의 물꼬를 튼 4·19혁명을 단지 반 페이지로 축소하여 수록하는가 하면 친일 인사와 독재자들의 죄악상은 덮어두고 미화했다.
이승만은 건국 공로도 반공 공로도 있었지만 재임중 부정과 부패가 극에 이르렀고, 1952년 폭력조직 ‘땃벌대’를 동원하여 의회 기능을 마비시키고 발췌개헌을 통과시켰는가 하면, 1954년 사사오입 개헌으로 장기 집권을 위한 헌정 파괴를 일으킨 장본인이다. 또 1960년 천인공노할 3·15 부정선거로 영구 집권을 하고자 자유·정의·민주를 부르짖는 학생들과 시민들에게 총부리를 들이대어 4월19일 당일 186명의 목숨을 경찰의 총탄에 잃게 하고 3800여명을 다치게 한 명백한 독재자다. 이승만 독재자는 정의의 물결을 거스를 수 없음을 자인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고 권좌에서 물러났다.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는 이승만의 죄악상은 접어둔 채 치적만 돋보이도록 역사를 왜곡하면서, 이 나라 청소년들에게 독재자들을 위대한 지도자로 숭배하게 하고 있다.
이 나라에 민주국가 건설의 토대를 이룩한 위대한 4·19혁명을 반 페이지만 수록한 데 대하여 4·19혁명을 계승·발전시키려 주력해온 4·19혁명 주체들은 이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중대한 사건이라고 보고, 책임자들에게 사죄할 것과 이를 바로잡아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자유와 풍요를 만끽할 수 있기까지는 독재의 총탄에 무참히 쓰러진 수많은 희생으로 이룩한 4·19혁명과 지난한 민주화 투쟁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자유·정의·민주의 4·19혁명이 있었기에 세계 역사상 가장 빠르게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룩하여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수 있었음을 알아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고 선언하고 있다. 3·1운동과 4·19 민주혁명 정신이 우리나라의 건국헌법 정신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고교 교과서가 독재자의 죄악상들을 은폐하고 정의의 역사를 왜곡한 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숭고한 4·19혁명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다.
백년대계를 책임진 한국사 교과서 저자들이 친일 인사들을 애국자로 둔갑시키고 독재자의 죄악상을 은폐하고 미화시키고 위대한 4·19혁명 역사를 폄하했다. 민주혁명 투사들은 분노를 억누를 길이 없다. 친일과 독재를 미화해 역사를 왜곡하고 국론을 분열시킨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저자들은 대한민국의 교과서 왜곡으로 인한 분란에 책임을 지고 모든 공직에서 물러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안승근 용인대 객원교수, 4·19혁명 유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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