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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왜냐면

“동료 시민을 위한 삶” 바로 민주유공자법입니다 [왜냐면]

등록 2024-01-22 18:28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2월18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민주유공자법 국회 본회의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왜냐면] 송승연 | 권희정 열사추모사업회 회장

저는 민주화운동에 헌신하다 1996년 다른 세상으로 건너간 권희정 열사를 추모하는 ‘권희정 열사 추모사업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유가협 어르신들께서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2021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국회 앞 천막 농성장의 일원이기도 합니다.

권희정 열사는 저의 한 학번 선배이자 다정한 언니였습니다. 언니는 큰 나무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품이 넓어 모든 것을 품어주지만, 뿌리째 뽑힐지언정 함부로 꺾이지 않았습니다. 억압에 맞설 때는 총알 같았지만 싸움이 끝난 자리에서는 바보처럼 환하게 웃으며 우리의 어깨를 먼저 다독여주던 사람. 언니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어찌 희정 언니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

강상철·김상진·장현구·박종철·이한열·전태일 열사 등은 누군가의 아들딸이었고, 누군가의 형제자매였고, 누군가의 친구였고, 누군가의 이웃이었던 그들을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가슴 아리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웃음과 눈물, 그들의 희망과 절망, 그들의 꿈과 투쟁, 그리하여 그들이 품었던 사랑의 크기를 너무나도 잘 아는 사람들이지요.

지난 12월14일 민주유공자법 제정 촉구 농성장 구성원들의 뜨거운 바람처럼 민주유공자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그러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보훈을 정치화하는 악법” “운동권 셀프 특혜법” “가짜 유공자법” “현대판 음서제도”라고 반대하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고 대통령의 거부권을 운운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단 한 번도 ‘특혜’를 요구한 적이 없었고 민주유공자법안 그 어디에도 담겨 있지 않은 거짓 발언들입니다. 우리가 딛고 선 민주의 반석 아래에는 그들이 흘린 피와 땀, 눈물이 고여 있다는 것을 기억해달라는 것뿐이니까요.

지난 12월26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취임하면서 “어린 시절 꿈이 ‘좋은 나라 만드는 데, 동료 시민들의 삶을 좋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삶’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민주유공자법은 그런 삶에 꼭 맞는 법안입니다.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이들도 ‘동료 시민들의 삶을 좋게 만드는’ 꿈을 꾸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라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민주유공자법 제정에 함께하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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