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유영석 |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부 3학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다니면서 자주 듣는 단어가 있다. 바로 노벨상이다. “우리 학교·나라는 노벨상 언제 탈까?”, “지금 공부 열심히 해야지 노벨상 탄다” 등 여러 상황에서 노벨상이 언급된다. 하지만 외국인 학우들은 한국 사람들이 왜 이렇게 노벨상에 관심이 많은지 궁금해한다. 노벨상을 탄 적이 있는 나라에서 온 학생이든, 아니든 다들 대한민국의 노벨상 집착에 의아해한다. 이미 과학·기술·사회적으로 선진국으로 취급받는 나라가 상 하나에 매달리는 게 특이한 것이다.
노벨상은 스웨덴의 발명가였던 알프레트 노벨이 1895년에 남긴 유언에 따라 만들어진 상이다. 매년 물리학, 화학, 생리학·의학, 경제학, 문학, 평화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수상한다. 각 수상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이 됐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노벨상 수상자가 없는가? 우리나라는 이미 노벨상 수상자가 있다. 2000년에 김대중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와 동아시아 전반의 민주주의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하지만 많은 한국 사람들은 노벨평화상은 논외로 취급한다. 학문적 성과가 아닌, 정치적 성과를 인정해 주는 상이라는 이유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초점이 되는 과학 분야 노벨상은 아직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사실이 그렇게 중요할까?
노벨상은 우리나라 국민에게 단순한 상이 아니라 선진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하나의 관문인 것 같다. 우리나라는 외형적 성과, 특히 수상기록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사회에서 국제적 명성을 안겨줄 노벨상 수상은 큰 목표가 된다. 사회 각 분야에서 선진국으로 급발전한 우리나라는 현재 과학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독자적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이러한 발전을 통해 가까운 미래에 노벨상은 자연스럽게 주어질 것이다. 우리는 노벨상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과학에서도 우리나라는 이미 선진국의 길에 들어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