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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왜냐면

유전자변형 호박 8년간 유통됐다니…GMO 피할 길 열어줘야

등록 2023-05-01 18:32수정 2023-05-02 02:36

주키니 호박. 위키미디어 코먼스
주키니 호박. 위키미디어 코먼스

[왜냐면] 김현준 | 40대 남성·경기도 고양시

한동안 잠잠했던 유전자변형작물(GMO) 반대 여론이 불거지는 형국이다. 유전자 변형 주키니 호박이 지난 8년 동안 국내 유통됐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진 까닭이다. 유전자변형작물은 생명체 유전자 가운데 특정한 것을 취해 다른 생명체에게 삽입해 변형시킨 농산물 또는 그것을 가공한 식품을 의미한다.

국내에서 식품용 또는 가축의 사료용으로 승인된 유전자변형작물은 옥수수, 대두, 카놀라(유채), 면화, 알팔파(자주개자리), 사탕무, 감자, 미생물 등 7종에 불과하다. 유전자변형작물 명단에 주키니 호박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국내에서는 생산·유통될 수 없는 유전자 변형 주키니 호박이 오랫동안 소비자의 밥상에 올라왔다는 뜻이다. 국가의 검역체계와 유전자변형작물 관리 시스템을 믿고 농사지은 주키니 호박 농부나, 그것을 된장찌개에 넣어 가족들과 함께 먹어 온 소비자 모두 황망할 뿐이다.

유전자변형작물의 위해성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유전자변형작물을 선택하지 않을 수 있는 소비자의 권리가 침해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행법을 보면, 제조·가공 뒤 유전자변형작물 디엔에이(DNA)와 단백질이 남지 않은 식품이나 유전자변형작물 사료를 먹은 축산가공품에는 유전자변형작물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이용하는 식품의 뒷면에는 제조연월일을 비롯해 원재료, 영양성분, 열량 등을 표시해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유전자변형작물 또한 표시사항에 포함하도록 의무화하면 될 일이다.

정부에서 하지 않고 있으니 민간에서만 바쁘다. 이번에 유전자 변형 주키니 호박이 볶음밥에 포함돼 논란이 있었던 한 생협에서는 콩과 옥수수 종자, 가공 원료에 대해 유전자변형작물 검사를 자체적으로 진행해왔다. 수입산 콩과 옥수수를 취급하지는 않지만 운송과정 등에서 유전자변형작물이 유포돼 비의도적 교잡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유전자 변형 주키니 호박은 종자든 원물이든 수입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 작물이었기에 비용을 들여 검사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작물에 대해 유전자변형작물 검사를 해야 하나 고민해야 할 지경이다. 만약 그렇다면 그에 따른 비용은 결국 유전자변형작물을 피하기 위해 해당 생협을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먹거리 안전기준 강화의 방편으로 유전자변형작물 완전표시제를 주장했던 바 있다. 5월로 현 정부가 출범한 지 일 년이 된다. 구멍 숭숭 난 정부의 먹을거리 관리 체계 아래서 국민은 무엇을 믿고 먹으며 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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