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올림픽공원에서 신영초등학교 학생들이 수원환경운동연합, 다산인권센터, 인권교육온다와 함께 기후 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왜냐면] 지구기후팬클럽 ‘어셈블’
아동기본법은 아동의 기본권리를 구체화하고, 이를 위한 국가와 사회의 책무를 규정해 아동의 생존, 발달, 보호, 참여 4개 권리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현재 세대를 위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미래세대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원칙을 기본 이념으로 삼고 있는데, 기후위기 문제야 말로 아동기본법 제정 때 반드시 고려돼야 하는 주제다.
현재, 기후위기는 화석연료 산업 및 기타 환경 파괴적 산업에 의해 지속되고 있다. 소득 상위 50% 국가들의 탄소배출량이 전체의 86%를 차지하는 반면에, 하위 50%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저소득국 및 중간소득국의 아동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보고서에 따르면, 홍수 취약 지역에서 생활하는 아동이 5억명, 가뭄 등 물 부족에 노출된 아동이 9억2천만명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고소득국이 주도하여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극적인 완화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아동·청소년이 기후위기의 위험을 떠안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시행 중인 법은 효과가 미미하고 정부에서는 기후위기 문제를 정책 우선순위로 두고 있지도 않다. 기후위기로 고통 받는 아동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아래 세가지 사항을 실천해주길 바란다.
첫째, 급격히 심해지고 있는 기후위기에 경각심을 가지고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은 환경을 누릴 권리와 동시에 환경을 보전할 의무를 명시하고 있지만, 이를 실질적으로 담보할 법률은 부족하다. 환경이 급격하게 파괴되고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아동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살아갈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
시민들의 일회용품 사용규제 등에 더불어 기업과 정부의 활동도 환경관련 법률을 통해 규제해야 한다. 특히 탄소를 많이 배출하거나 그린워싱을 하는 기업들을 규제하는 동시에, 환경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들을 지원해야 한다. 더불어 화석연료 산업 등에 종사하는 국민이 기후위기 대처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직업교육과 보상 등을 제공해야 한다.
둘째,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더욱 널리 알리고 이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아동·청소년과 일반 대중 등 기후위기 당사자들이 기후위기를 알지 못하거나, 알더라도 기후위기의 해결 과정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정부와 기업, 개인들이 협력해 파급력 있는 이벤트와 캠페인을 벌이는 등의 노력을 한다면 이들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다. 또한 정부는 기후위기 공익광고나 영향력 있는 인물을 등장시켜 홍보해, 아동·청소년을 비롯해 기후위기 문제에 대한 지식과 참여 기회가 부족한 시민들에게 교육하는 등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보다 깊이 있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기후위기 문제 해결에 아동·청소년들이 더욱 많이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앞으로 가장 오랜 시간 지구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은 아동·청소년들이다. 하지만 현재 기후위기와 관련해 아동·청소년에게 주어지는 발언권과 참여권은 현저히 적은 상태이다. 따라서 정부는 아동·청소년이 충분한 교육을 받고 국가적, 세계적 차원에서 직접 기후위기에 관한 목소리를 낼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아동·청소년은 지금도 앞으로도 이 사회의 일원이다. 기후위기 논의에 아동·청소년이 참여한다면, 더욱 다양하고 창의적인 시각과 해결방안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기후위기와 우리 삶은 결코 분리된 문제가 아니다. 지금도 기후위기 속 아동·청소년을 비롯한 국민의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기후위기는 지금,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더는 방치할 수 없는 문제이다.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개인과 공동체가 함께 행동해야 한다. 제로 웨이스트 실천, 재활용, 쓰레기 배출 감소 등 국민 개개인들의 실천과 함께 정부와 국제 사회가 적극적으로 활동한다면 변화를 만들 수 있다. 그러한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동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활동이 필요하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 실천하게끔 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더불어, 정부는 우리 공동체의 구성원인 아동·청소년에게 더 많은 참여의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 우리는 아동·청소년으로서 긍정적인 마음과 용기를 갖고 지구를 위해 함께 나아가고 싶다. 마지막으로 아동이 중심이 돼 기후위기의 답을 찾고 미래를 누릴 권리에 대해 목소리를 내려하는 지구기후팬클럽 ‘어셈블’의 행보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지구기후팬클럽 ‘어셈블’. 세이브더칠드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