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로이터 연합뉴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정당하는 취지의 일본 국회의원 질의에 맞장구를 치면서 한국 정부가 “골 포스트를 옮기고 있다”며 비난했다.
문제의 발언은 31일 일본 참의원 결산위원회에서 아리무라 하루코 자민당 의원 질의에서 시작됐다. 아리무라 의원은 “세계에서 일본 남성만 전시에 성욕이 있었단 말인가”라며 한국전쟁 당시 미군 상대 ‘위안대와 일본이 2차 대전 패전 뒤 만든 미군 상대 위안소인 ‘아르에이에이(RAA·특수 위안시설)’를 예로 주장했다. 이어서 “즉 미군도 한국군도 옛 일본군도 고향을 떠난 군인의 성욕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가는 피할 수 없는 주요 과제였다. 전장의 최대 적은 성병이라는 말이 있었다”며 “전쟁터나 주둔지에서 군인의 성 문제는 동서고금 각국의 각 부대가 고민해온 과제였다. 옛날에는 기원전부터, 나폴레옹 전쟁에서도, 제1·2차 세계대전에서도, 러일전쟁에서도 모두 성병 줄이기 관련 기록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전시 여성의 인권유린’이라는 등의 새로운 딱지를 붙이는 것으로 일본을 부당하게 깎아내려 고립시키고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역사인식을 국제사회에 떠들썩하게 퍼뜨리고 있다. 이런 문재인 정권의 주장은 역사의 공정성 관점에서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위안부 문제에선 일본이 오로지 방어 일변도인데, 일본 정부가 사실에 근거한 반론을 의연하게 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 등) 유사시에는 여성과 아이들에게 진짜로 부조리한 일이 일어나기 쉬운 것은 세계에서 늘 있는 일이다. 이런 현실을 직시하며 우리는 일어나야 한다. 진정으로 여성의 존엄을 지키는 국제공헌을 진행하자”는 말도 했다.
답변에 나선 모테기 외무상은 “확실히 아리무라 의원이 말한 대로 동서고금으로 해외에 나가 있는 젊은 병사들, 이들에 대한 여러 가지 대처를 어떻게 할지를 놓고 각 나라와 군이 애를 먹은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제1차 세계대전 때는 참호전의 와중에도 피임구라는 것이 압도적으로 확산했다고 한다”며 아리무라 의원의 말에 동조하는 발언을 했다.
이어서 모테기 외무상은 “그동안 위안부 문제를 포함한 역사 문제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와 (일본) 정부의 생각을 여러 형태로 국제 사회에 설명하고 있다”며 “한국에 의해 '골 포스트'(골대)가 움직여지는 상황이 늘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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