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국립경기장 주변에 설치된 올림픽 로고. 도쿄/AP 연합뉴스
도쿄올림픽이 80여일 남은 상태에서 일본 내 코로나19 감염이 계속 확산되자, 일본 유력 언론에서도 올림픽 개최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사히신문>은 30일치 사설에서 “(올림픽) ‘개최는 정해져 있다. 문제는 어떻게 개최하느냐다’와 같은 주장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며 “냉정한 눈으로 현실을 마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가 올림픽 개최를 기정사실화 해 무리하게 일정을 추진하는 데 대해, 현시점에서 올림픽이 가능한지 돌아봐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신문은 올림픽 기간 중 의료체계에 대해 우려했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최근 간호사 협회에 올림픽 기간 중 간호사 500명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신문은 “일본 내 관중의 유무, 규모도 분명하지 않은데 의료 간호체계를 어떻게 준비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건강보다 올림픽이 우선이라는 발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올림픽 기간 중 감염대책을 담은 규범집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명했다. 조직위원회는 모든 대회 참가자들이 출국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96시간(4일) 이내 2차례 코로나 검사를 받고, 입국 뒤 매일 검사, 이동 제한 등이 담긴 대책을 발표했다. 이 신문은 “올림픽에 선수만 1만명 넘게 모이고, 다른 관계자를 포함하면 그 수가 몇 배로 늘어난다”며 “문제는 어떻게 실효성을 담보할지”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 감염증 대책 분과회를 이끄는 오미 시게루 회장도 지난 28일 국회에서 올림픽 개최와 관련해 “감염 레벨이나 의료 상황을 근거로 논의를 확실히 해야 할 시기에 와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도쿄, 오사카, 교토, 효고 등 4개 지역에 세 번째 긴급사태가 발령됐지만 감염자가 줄지 않고 있다. 29일 하루 신규 확진자가 5918명으로 지난 1월16일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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