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부흥청이 13일 공개했던 동영상에 등장한 삼중수소(트리튬)의 모습. 캐릭터처럼 묘사되어 있다. 유튜브 갈무리
일본 정부가 방사성 물질 ‘삼중수소’(트리튬)를 캐릭터화 한 동영상을 공개했다가, 여론 악화로 하루 만에 이를 중단했다.
일본 부흥청은 14일 “국민 여러분의 여러 목소리와 감상을 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삼중수소의 디자인을 수정하겠다”며 “이를 위해 해당 전단지와 동영상 공개를 일단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스가 요시히데 정부가 지난 13일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성 물질 오염수의 바다 방류를 결정한 직후, 부흥청은 삼중수소 캐릭터가 등장하는 동영상과 전단을 공개했다. 일본 정부는 다핵종제거설비(알프스·ALPS)를 이용해 오염수 속 방사성 물질을 정화한 뒤 바다에 방류할 계획인데, 삼중수소는 이 장치로도 걸러낼 수 없어 물에 희석해 내보낼 계획이다. 부흥청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삼중수소가 귀여운 마스코트처럼 그려져 있다. 부흥청은 “방사선이라는 주제는 전문성이 높아 알기 어렵기 때문에 되도록 많은 국민 여러분과 일반 소비자가 관심을 갖고 과학적 근거에 바탕한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일러스트를 이용해 알기 쉽게 해설했다”고 주장했다.
부흥청의 의도와는 달리 13일 이 동영상이 공개된 뒤 인터넷 등에 “마스코트 캐릭터로 어물쩍 넘어가려 하지 말라” 등 비판이 쇄도했다. 14일 참의원에서 국회의원이 “삼중수소가 마스코트 캐릭터처럼 등장한다. 삼중수소는 친근할 만한 존재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부흥청은 비판이 쏟아지자 14일 밤 동영상과 전단지 공개를 중지했다. 다만, 동영상과 전단지 배포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고 디자인을 수정해서 이후 다시 공개할 예정이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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