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일본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6일 기자회견에서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의 ‘한-미 연합훈련 비난 담화’와 관련해 직접 논평을 피했다. 이날 김 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를 통해 미-일 외교·국방장관(2+2) 회의 직전, 한-미 군사연습과 관련해 ‘편하게 자고 싶으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말라’며 경고했다.

블링컨 장관은 김 부부장의 담화와 관련해 “그 발언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내가 오늘 가장 흥미를 느낀 것은 우리 동맹들과 파트너들의 발언이다. 그것이 우리가 이 지역에 온 이유”라고 답했다.

미·일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외교·국방장관 각각 양자회담에 이어, 네명이 모두 참석한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 회의를 열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을 재확인하고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의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일본의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기시 노부오 방위상이 참석했다.

양국은 ‘2+2’ 회의 뒤 공동발표문에서 “북한의 군비가 국제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임을 인식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약속을 재확인했다”며 “북한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결의된 모든 의무를 따를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의 즉각 해결 필요성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북한 전략은 가능한 모든 선택지를 포함해 현재 재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관해서는 “여러 압력 수단, 혹은 완고한 수단 등이 모두 재검토 중”이라며 “동맹국과 파트너와 함께 이 작업을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핵미사일 프로그램, 그리고 인권침해 문제와 관련해 대응에 나설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미·일은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양국은 공동발표문에서 “한·미·일 3국 간 협력은 우리가 공유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전과 평화, 번영에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미-일 회담에서 한·미·일 협력을 강조한 것은 최악의 한-일 관계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미국의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은 17~18일 서울을 방문해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를 연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