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일본 도쿄에서 시민들이 도쿄올림픽·패럴림픽 홍보 포스터 앞을 지나가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 국민 10명 중 1명만 예정대로 오는 7월 도쿄올림픽을 개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쿄올림픽 회의론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일본 언론에서도 올림픽 개최 여부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23~24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응답자 1647명)에서 도쿄올림픽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묻는 질문에 11%만이 “올여름에 개최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25일 보도했다. 3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조사(41%)보다 30%포인트가 줄었다. 이에 반해 “다시 연기해야 한다” 51%, “중단해야 한다” 35%로, 응답자의 86%가 올림픽 개최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3%는 응답하지 않았다.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도쿄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확산으로 도쿄올림픽 개최에 반대하는 여론이 강해지고 있다”며 “정부와 도쿄도, 조직위원회는 개최 여부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미권 언론에 이어 개최국인 일본 언론도 올림픽 무산 가능성을 거론하기 시작한 셈이다.
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예정대로 도쿄올림픽을 강행하겠다고 밝혔지만, 개최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올림픽 대표선수 선발, 선수들 백신 접종, 관중 비율 등 개최를 확정하는 데 필수적인 쟁점들이 아직 결정되지 못했다.
우선 올림픽 개최의 기본이 되는 참가 선수 선발이 녹록지 않다. 현재까지 전체 1만1천여명 중 57%만 선발됐고, 나머지는 코로나로 예선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체조나 복싱의 경우 과거 성적 등으로 올림픽 출전을 할당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출전 선수에 대한 감염 예방 대책도 난제다.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선수용 백신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밝혔지만, 200여개 참가국의 백신 접종 체계가 달라 선수 ‘우선 접종’이 가능할지 불투명하다. 또 선수들이 부작용 등을 우려해 접종을 거부한다면 강제할 방법이 없다.
올림픽 경기에 관중을 어느 정도 수용할지도 쟁점이다. <교도통신>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장이 지난 23일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무관중’도 하나의 선택사항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지구촌 화합의 장인 올림픽에서 팬 없이 선수들만 경기를 해야 하고, 경제적 손실(간사이대 미야모토 가쓰히로 명예교수 추산 약 2조4133억엔)도 무시할 수 없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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