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항공(JAL)이 지난 26일 ‘아기 동반 승객 지원 서비스’ 항목을 통해 “생후 8일에서 2살 이하 유아와 함께 탑승하는 승객이 자사 누리집에서 좌석 선택을 할 경우, 선택한 좌석에 아기 모양의 아이콘이 표시 나타나게 된다”고 발표한 뒤, 온라인에서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외국으로 떠나는 장거리 비행길. 옆자리에 앉은 아기가 계속 울고 보채는 바람에 편안한 여행을 즐기지 못한 경험이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수 있다. 일본항공(JAL)이 이런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항공기 좌석 선택 때 어린아이가 앉는 좌석을 미리 고지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조용한 여행을 할 수 있게 됐다며 환호하는 승객들도 있지만, 이것 역시 일종의 ‘차별’이라는 논란도 제기됐다.
일본항공은 지난 26일 ‘아기 동반 승객 지원 서비스’ 항목을 통해 “생후 8일에서 2살 이하 유아와 함께 탑승하는 승객이 자사 누리집에서 좌석 선택을 할 경우, 선택한 좌석에 아기 모양의 아이콘이 표시 나타나게 된다”고 발표했다. 아기 모양 아이콘을 자동으로 띄워 일반 승객이 아이를 피해 자리를 선택할 수 있게끔 한 것이다. 다만 항공기 운항 직전에 운행 항공기가 바뀐다든지, 일본항공 누리집에서 어린이를 동반한 승객이 미리 좌석을 지정하지 않을 경우에는 아기 모양 아이콘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을 수 있다고 항공사는 덧붙였다.
일본항공은 지난 26일부터 2살 이하 유아와 함께 탑승하는 승객이 누리집에서 좌석 선택을 할 경우, 선택한 좌석에 아기 모양의 아이콘이 표시되도록 하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일본항공 누리집 갈무리
일본항공의 이번 조치를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찬반 논란이 번지고 있다. 방글라데시 벤처 투자자라고 자신을 밝힌 라하트 아흐메드는 자신의 트위터에 일본항공의 공식 계정을 태그하며 “나의 13시간 여정 동안 아기들이 어디서 소리 지르고 울어댈지 경고해줘서 고맙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그는 ‘카타르 항공’도 함께 태그하며 “2주 전 뉴욕에서 도하까지 가는 비행 동안 옆자리에 3명의 소리 지르는 아기들이 있었다”며 “정말로 모든 항공사가 의무적으로 이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별을 조장하는 편협한 조치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또다른 트위터 사용자 ‘지 선다’는 “우리 모두는 언젠가 아기였다”며 “관용을 배워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침흘리개, 방귀쟁이, 술꾼들을 표시하는 좌석표까지 만들게 될지도 모른다”라고 비판했다. <시엔엔>(CNN)의 프리랜서 기자인 엘리자베스 월러스 역시 “우리는 돈 있는 사람이 자신에게 불편을 초래하는 사람을 자신으로부터 분리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개탄하며 “내가 당신 옆에 앉아야 한다는 것은 곧, 당신이 내 옆에 앉아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다양한 세계의 일원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언제나 내 멋대로 살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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