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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아베는 트럼프의 충실한 조수”…미·일 정상회담 상반된 평가

등록 2017-11-07 16:34수정 2017-11-07 20:22

워싱턴포스트 “트럼프, 우월적 지위 과시
아베는 전략적 노예 감수”
일본 언론은 양 정상 밀월 강조
공동 선언문 없이 결과 따로 발표
내용도 미국은 무역적자 시정 강조
일본은 대북 압박, 중국 견제 방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가 2박3일 방일을 마치고 한국으로 가기 위해 도쿄 요코타 미군기지에서 전용기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가 2박3일 방일을 마치고 한국으로 가기 위해 도쿄 요코타 미군기지에서 전용기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일본은 귀중한(treasured) 파트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은 일본과 100% 같이 있다”(아베 신조 일본 총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박3일 일본 방문 기간 동안 미-일 양국 정상은 밀월 관계를 과시했지만, 방문과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두나라에서 상반된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6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트럼프의 충실한 조수(loyal sidekick) 역할을 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가 친밀해보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우월적 지위를 계속 강조하고 있다는 관전평을 실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6일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 즉석 발언을 대표적 사례로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 중 하나를 이룩했다”며 원고를 읽다가 고개를 들고 “우리 경제만큼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괜찮은가(okay)”라고 말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케이’를 마치 어른이 아이에게 말하듯 길게 끌며 강조해서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기자회견에서 미국 기자가 아베 총리에게 한 질문을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끼어들어 답한 장면을 지적했다. 당시, 미국 기자는 일본 정부가 북한 미사일을 격추하지 않은데 불만을 나타냈다는 보도에 대해서 아베 총리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나서 “(일본이) 미국 군사장비를 추가로 대량으로 구입하면 (북한 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다”고 답했다. 뒤에 답변을 한 아베 총리는 일본이 이미 미국 군사장비를 많이 구입했다는 사실을 말하면서, 추가로 구입하겠다고까지 화답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6일 저녁 만찬장에서 아베 총리와 첫 만남에 대한 일화를 이야기한 것에 대해서도 일본 언론과는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아직 취임 전이니까 만남을 취소하려고 했지만, 아베 총리가 이미 비행기를 타서 만났다고 말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가 얼마나 자신을 ‘필사적으로’(desperate) 만나려고 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고 묘사했다. 반면, 일본 언론들이 이 일화를 똑같이 전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의 적극성을 높게 평가한 사례로 소개했다. 이뿐만 아니라 일본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5일 저녁 아베 총리와 함께 저녁을 먹은 철판구이집에서 접시 위치를 옮겨 아베 총리와 가까이 있으려 했다고 전하는 등,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얼머나 친밀한지에 대한 보도를 쏟아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은연중에 누가 대장인지를 계속 보여주려 했고, 아베 총리는 (미국과 일본의) 전후 동맹 관계에 대한 트럼프의 지지를 계속 얻기 위해 전략적 노예상태라는 대가를 기꺼이 치르려는 것처럼 보였다고”까지 적었다.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아시아 정책을 담당했던 전직 관료 말을 빌려 트럼프가 어느날 “트위터로 아베 총리를 파문할 수도 있다”고도 지적했다.

미국과 일본의 시각 차이는 양국이 6일 발표한 회담 결과 발표문에서도 드러난다. 양국은 지난 2월 미국에서 열린 정상회담 때와 달리 공동 성명을 내지 않았다.

미국은 발표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대일무역적자 감축과 미국 내 고용창출에 큰 비중을 할애했다. ‘미국의 번영 증진’이라는 소제목이 달린 항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는 균형잡힌 무역을 위한 공정한 무역 관행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확인(reaffirm)한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균형잡힌 무역과 일본 시장에 더 큰 접근의 필요성에 대해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도요타와 마쓰다가 미국에 16억달러 투자를 하기로 했다고 기업 이름까지 적시해놨다. 반면, 일본 외무성 발표문에서는 무역적자 시정에 대해 “시정이 실현될 것을 확신한다”고 간단히 언급했다.

일본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서도 발표문에 △법의 지배, 항행의 자유 등 기본적 가치의 보급과 정착 △연결성의 향상 등 경제적 번영의 추구 △해상법 집행 능력 구축 지원 등 평화와 안정을 위한 대처 등 3대 원칙 하에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자세히 적었다. 하지만, 미국 발표문에는 “미국과 일본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안정된 환경과 높은 기준의 규칙 발달과 번영을 촉진하는데 상호 공헌 할 것을 확인한다”라고 짧게 언급하는 데 그쳤다.

트럼프 방일에 대한 일본 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더 눈에 많이 띈다. 일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최대한의 압력을 가한다는 일본 정부 입장에 힘을 실어준 점과 일본이 우려했던 미-일 자유무역협정(FTA) 교섭을 직접적으로 요구하지 않은 점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피해자 가족과 면담한 점 등을 들어 긍정적인 평가를 많이 내놓고 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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