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각) 플로리다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골프를 치면서 하이 파이브를 하고 있다. 트위터 갈무리
“아베 총리를 미국으로 초대해 훌륭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성조기가 펄럭이는 그린 위에서 골프복을 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하이 파이브’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오후 플로리다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아베 총리와 골프를 즐기고 있는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진 밑에 “일본은 좋은 지도자를 가졌다”는 메시지도 함께 남겼다.
일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이번 골프에 적잖은 의미를 부여했다. 일본 외무성은 12일 일본 총리가 미국 대통령과 골프를 친 건 1957년 아베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총리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이후 50년 만이라고 전했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아베 총리가 대통령 전용차로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을 출발해 30㎞ 떨어진 골프장에 도착했다. (일반적 골프 라운딩인 18홀이 아닌) 모두 27홀을 쳤다”고 전했다. 이날 골프 회동에는 프로골퍼 어니 엘스도 함께 했다.
<아사히신문>의 10일 보도를 보면, 이번 골프 회동은 아베 총리의 치밀한 계획에 의해 진행됐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1월 당선자 시절이던 트럼프와 비공식 회담을 하며 골프채를 선물했고, 이를 실마리로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회담에서 “언제 함께 골프를 치자”고 제안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다음날(토요일) 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적극 나서면서 라운딩이 확정됐다. 아베 총리는 골프 회동 전날인 10일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저의 (골프) 실력이 (트럼프) 대통령에는 못 미칠 거라고 생각합니다”며 ‘골프 회동’ 사실을 상기시켜 미-일 정상간의 인간적 친밀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