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한겨레 자료사진
일본 정부도 긴급 대책, 국가안전보장회의 소집
9일 오전 9시30분께 북한의 핵 실험장이 있는 풍계리 부근에서 자연 지진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 강한 흔들림이 관측되자 일본에서도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오전 긴급히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9일 오전 11시께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연지진이 아닌 가능성이 있는 지진파를 기상청이 관측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미 긴장감을 갖고 정보수집·분석을 진행하고 국민들에 대한 적절한 정보의 제공, 미국·한국·중국·러시아 등 관계국들과 긴밀히 연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북이 핵 실험을 한 것이라면 결코 허용할 수 없다. 강하게 항의한다. 앞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개최해 정보의 공유와 분석을 할 것이다. 또 현재 일본은 안보리 이사국이니 (유엔 본부가 있는) 뉴욕에서도 만일 북이 핵실험을 한 것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등에 대해 연계를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기상청도 기자회견을 열어 “기상청이 이번에 관측한 진동파와 북한이 과거 핵실험을 했을 때의 지진파와 비교를 했다 그 결과 이번 진도파는 S파가 불명확하게 관찰되는 등 자연지진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기시다 외상도 “만약 북한이 또 핵 실험을 한 것이라면 이는 유엔 안보리 위반이다. 그동안 이어진 유엔 결의 위반은 물론, 일-조간의 평양선언, 6자회담 공동선언의 취지 등에 반하는 것”이라고 강력하 항의했다.
일본 자위대는 북한 주변으로 방사능 물질을 채집할 수 있는 항공자위대기를 띄우는 등의 대응에 나섰다고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등이 전했다. 일본 방송들은 정규 방송을 중단한 채, 총리관저, 한·중 등 주변국, 기상청, 외무성, 방위성 등을 중계로 연결해 가며 긴급 속보를 타전하고 있다. 일본 전문가들은 북한이 거듭해 핵과 미사일 실험을 거듭하는 이유에 대해 “미국 등에게 자국의 안보를 보장받으려는 생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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