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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말 한마디 안 건네고 손만 잡은 한·중·일 외교

등록 2016-08-23 21:01수정 2016-08-23 21:47

도쿄서 3국 외교장관 회의

중-일 감정 상할대로 상한 상태
“할 말 다하겠다” 공언

한-중 회담은 가까스로 일정 잡아
왕이 중국 외교부장,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윤병세 외교장관이 23일 오후 도쿄 마루노우치 팰리스호텔에서 만찬을 하기 앞서 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지만, 기자들에게 아무런 말을 남기지 않고 자리를 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윤병세 외교장관이 23일 오후 도쿄 마루노우치 팰리스호텔에서 만찬을 하기 앞서 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지만, 기자들에게 아무런 말을 남기지 않고 자리를 떴다.
“….”

23일 오후 6시30분 도쿄 마루노우치 팰리스호텔. 24일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앞둔 세 나라 외교장관이 예정된 만찬을 위해 얼굴을 마주했다. 의장국인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을 가운데 두고 왼쪽엔 왕이 중국 외교부장, 오른쪽엔 윤병세 외교장관이 손을 엇갈려 잡고 기자들을 향해 웃는 얼굴로 포즈를 지었다. 그러나 그뿐, 어렵게 성사된 이번 외교장관회의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세 외교장관은 아무런 말을 남기지 않고 자리를 떴다.

이번 외교장관회의는 불편한 세 나라의 관계를 반영하듯 일정 조정부터 크고 작은 진통을 빚었다. 일본 외무성은 회의 개최 전날인 23일 오전이 되어서야 ‘24일 오전 10시45분’이라는 회의 일정을 확정할 수 있었다. 이후 낮 12시25분에 기자회견을 열고, 오후에 중-일, 한-일 양자회담이 진행된다. 한-중 양자회담 일정은 이날 오후 늦게 가까스로 3개국 회의 전인 오전 9시 반으로 시간이 정해졌다.

이번 회의에서 관심을 모으는 것은 3개국 외교장관회의 자체보다 남중국해 문제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해 침범 등의 문제로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중-일 관계다. 중국은 지난 7월12일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에서 내놓은 남중국해 판결 이후 이 문제에 대한 일본의 지나친 간섭에 화가 날 대로 난 상태다. 그 때문인지 지난 5일 이후 중-일 간 영토분쟁이 진행 중인 센카쿠열도 주변 해역에 중국 해경선을 거듭 투입하며 일본을 자극해왔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23일 “양국 간의 현안 사항은 양국 간의 외상회담에서 다루고 싶다. 일본의 생각과 입장에 대해 명확히 직접 전할 것”이라며 이번 양자회담을 계기로 중국에 강하게 항의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23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남(중국)해 문제에서 일본은 국제사회의 많은 나라들, 특히 해당 지역 나라들의 의견을 돌보지 않고 과장된 묘사를 조작했다. 왕이 부장이 일본에 가서 회의에 참석하는 기간에 일본 쪽과 접촉할 때, 반드시 일본 쪽에 중국의 엄정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믿는다”고 맞섰다.

그러나 이번 3국 외교장관회의가 성사된 데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3개국 외교장관이 한데 모여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하는 게 매우 유의미하다. 이번 외상 회의가 올해 안에 열리게 되어 있는 일-중-한 정상회의 성공의 큰 계기가 되길 강하게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신경보>는 회의 개최 결정이 “3국이 기울인 노력의 결과이자 미래 동아시아 정세가 완화로 기울어질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며 “한 차례 외교장관회의나 심지어 지도자(정상) 회의를 한다고 해서 중·일·한의 복잡한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없지만 협력의 기제가 정상적으로 운용되는 것을 유지하고 최소한 상호 오판을 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3개국 외교장관회의에선 공동언론 발표문은 채택하지 않을 예정이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촉박한 일정으로 개최돼 공동언론발표문에 대한 충분한 협의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이번 회담이 실현되기까지 3국 간 협상에 상당한 진통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도쿄 베이징/길윤형 김외현 특파원, 이제훈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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