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일본

‘사고뭉치’ 이나다, 일단은 조심운전

등록 2016-08-04 17:21수정 2016-08-04 20:54

3일 첫 기자회견에서 “내각 일원으로 적절 판단”
일본의 신임 방위상에 임명된 이나다 도모미가 4일 도쿄 방위성에서 열린 취임 축하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이나다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강제성이 없었다”고 말하는 등 극우적 성향이 짙은 정치인이다. 도쿄/AFP 연합뉴스
일본의 신임 방위상에 임명된 이나다 도모미가 4일 도쿄 방위성에서 열린 취임 축하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이나다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강제성이 없었다”고 말하는 등 극우적 성향이 짙은 정치인이다. 도쿄/AFP 연합뉴스
“2011년 3월 잡지 <정론>에서 일본이 장기적으론 독자적인 핵 보유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는데.”(기자)

“향후 (세계 정세가) 어떻게 변해갈까 하는 점(우려)도 있겠지만, 현 시점에서 핵 보유를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이나다 도모미 방위상)

3일 밤 9시, 일본의 안보정책을 총괄하는 방위상에 취임한 뒤 가진 첫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이나다 도모미(57)는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자신의 극우적 정치 성향에 대한 미국 등 주변국들의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일본의 핵 보유, 야스쿠니신사 참배, 한-일 협력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평소의 강한 소신을 접고 무난한 ‘외교적’ 답변을 내놨다.

이날 회견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건 당장 일본 패전일(15일)을 맞아 이전처럼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할 지 여부였다. 이나다 방위상은 도쿄 전범재판의 부당성을 호소하는 의원모임인 ‘전통과 창조의 모임’을 2006년 설립한 뒤 매년 신사 참배를 해왔다. 그러나 이날은 “(신사 참배는) 마음의 문제다. 그래서 갈지, 말지 등에 대해 답변하지 않겠다”고 즉답을 피하면서도 “아베 내각의 일원으로 적절히 판단하고 행동하겠다”는 정제된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이어 한국과의 안보 협력에 대해서도 “일본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점점 엄혹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미동맹을 강화하고 전략적 이익과 가치관을 공유하는, 일-한-미국 3국간 관계를 강화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중국과 관련해서도 “중국과 여러 차원을 통해 대화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 일본의 안전과 평화뿐 아니라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의 안전에도 중요한 일”이라는 모범 답안을 내놨다. <마이니치신문>은 4일 이나다 방위상이 “여러 우려를 의식해 언동을 억제한 느낌”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이나다 방위상의 취임을 바라보는 일본 내부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3일 하루 동안에만 정권 핵심인사들의 견제 발언이 줄을 이었다. 자민당 간사장에 취임한 니카이 도시히로는 이나다 방위상의 신사 참배 문제에 대해 “상대가 싫다는데도 꼭 참배를 해야 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고,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도 “(이나다 방위상이) 여러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본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우려의 목소리는 미국에서도 나왔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3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나다 방위상에 대해 중국과 한국이 불만을 떠뜨리고 있다’는 질문에 “우리는 지역과 글로벌 이슈에 대해 일본과 협력을 유지하고 심화해 갈 것”이라는 원칙론을 밝히면서도 “역사적 유산에 접근할 땐 치유와 화해를 증진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게 신사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고 답했다. 미국은 2013년 12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신사를 참배했을 때 동맹 간에는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 “실망했다”는 표현을 쓰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도쿄 워싱턴/길윤형 이용인 특파원 charism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