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말 재진입한 미 핵항모 이어
일 잠수함 15년만에 수비크 기항
호위함들 베트남 깜라인만 이동 예정
미·일-중 군사대립 갈수록 치열
일 잠수함 15년만에 수비크 기항
호위함들 베트남 깜라인만 이동 예정
미·일-중 군사대립 갈수록 치열
동아시아의 ‘열점’인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미일 동맹과 중국의 군사적 대립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4일 일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국의 원자력 항공모함 스테니스호가 지난달 31일 대만과 필리핀 사이의 바시 해협을 통과해 남중국해로 재진입해 중국에 대한 경계감시 등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진행 중인 무인도 매립과 요새화 작업에 제동을 걸기 위해 지난해 10월과 지난 2월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무인도 12해리(22㎞) 안으로 군함을 진입시키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벌인 바 있다. 미국은 그 뒤로도 이 해역에 스테니스호 등 핵 추진 항모를 파견하는 등 대중국 압박을 늦추지 않고 있다. 남중국해를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지켜야 하는 ‘핵심적 이익’으로 파악하는 중국은 그때마다 군함을 파견해 미 함선의 뒤를 쫓는 등 크게 반발해 왔다. 중국은 이번에도 정보수집함을 파견해 스테니스호의 뒤를 쫓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을 한층 불편하게 하는 것은 자위대의 존재감이다. 미국은 지난해 4월 미-일 방위협력지침 등을 개정하며 일본에 남중국해의 정찰 업무를 분담해 주길 요구해 왔다.
일본 정부는 이에 응해 지난 2월 중순 베트남 중부의 다낭에 대잠 초계기 P-3C 2기, 3일엔 필리핀 수비크항에 잠수함 ‘오야시오’를 파견했다. 해상 자위대의 잠수함이 수비크항에 기항하는 것은 15년 만이다. 이날 수비크항에 기항한 해상 자위대 호위함 아리아케와 세토기리는 필리핀과 함께 중국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베트남의 깜라인만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요미우리신문>도 이달 중순께 일본의 함정 가운데 최고의 대잠 능력을 자랑하는 호위함 ‘이세’도 수비크항에 기항할 예정이라고 4일 전했다.
중국은 일본이 남중국해에 개입하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당사자가 아닌 일본은 빠져라’며 무척 민감히 반응해 왔다. 다만, 중국에선 4일(청명절)까지 이어진 연휴 탓인지 정부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다. 미국의 전략정보 분석업체 스트랫포는 지난 2월 보고서에서, 중국이 미국을 통해 일본이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지 않도록 압력을 넣는 동시에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에서 일본을 압도하려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쿄 베이징/길윤형 김외현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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