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 일본은 즉각 관련 속보를 내보내며 북한을 강력히 비난했다.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등 일본 언론들도 이번 발사에 대한 정부의 발표와 시민들의 반응을 긴급 속보로 내보냈다.

일본 정부는 이날 발사가 이뤄진 직후 긴급 속보를 통해 “이날 오전 9시31분 북한의 서쪽 해안에서 오키나와 방향으로 미사일이 발사됐다”는 1보를 띄웠다. 이후 일본 정부는 “미사일은 5개로 분리돼 첫번째는 오전 9시37분 한반도 서쪽 해안 약 150㎞, 2~3번째 낙하물은 오전 9시39분께 한반도 남서 약 250㎞ 동중국해 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들 낙하물은 북한이 앞서 예고한 지역에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애초 예고와 달리 오전 9시41분 오키나와 상공을 통과한 로켓은 9시45분께 일본 남쪽 2000㎞ 태평양 해상에 네번째 낙하물을 떨어뜨렸다. 일본 언론들은 “네번째 낙하물은 북한이 예고한 해역 밖에 떨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본은 낙하물이 일본 영내에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오키나와 해역에 파견해 두고 있던 2척의 이지스함과 패트리엇(PAC)-3 미사일에 의한 파괴 조처는 행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긴급한 대응에 나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발사가 이뤄진 지 10여분이 지난 오전 9시43분께 도쿄 지요다구 총리관저에서 “북한이 되풀이 되는 (국제 사회의) 자제 요청에도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것은 결코 용인할 수 없는 일이다. (지난 4차) 핵실험에 이은 이번 미사일 발사는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국제 사회와 연대해 의연히 대응해가겠다. 국민의 안전과 안심을 위해 만전을 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후 일본 외무성은 오전 10시께 베이징 대사관 루트를 통해 북한에 “이번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엄중히 항의의 뜻을 전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오전 10시15분께 아베 총리를 의장으로 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이번 발사에 대한 분석과 향후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 일본 정부는 이번 로켓 발사로 인한 국내의 영향을 파악하는 한편 북한에 대한 항후 제재 수위 등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나카타니 겐 방위상은 이날 회의 직후 이번 로켓 발사는 “일본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훼손하는 안보상의 중대한 행위로 북한에게 강하게 항의한다. (일본이 받은) 피해의 유무를 철저히 확인해 미국 등과 긴밀히 연대해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중이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긴장감을 갖고 경계·감시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