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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아사히신문 “국정화는 시계침 거꾸로 돌리려는 조처”

등록 2015-10-19 14:59수정 2015-10-19 22:18

일본 <아사히신문>이 19일치 신문에 ‘시대를 되돌리는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한국 정부의 국사 교과서 국정화 계획에 대해 비판하는 사설을 실었다. 연합뉴스
일본 <아사히신문>이 19일치 신문에 ‘시대를 되돌리는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한국 정부의 국사 교과서 국정화 계획에 대해 비판하는 사설을 실었다. 연합뉴스
“다양한 의견 공존해야 민주화”
사설 통해 한국 정면 비판
일본 교과서 관련 시민단체들이 지난 16일 박근혜 정부의 한국사 교과사 국정화 결정에 반대 성명을 낸 데 이어, <아사히신문>도 19일 사설로 이번 결정을 비판했다. 한국 정부의 시대착오적 조처에 대해 일본 시민사회가 격한 실망과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한국의 교과서-시대를 되돌릴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민주화 이후 30년 정도가 지난 한국은 다양한 가치관이 존재하는 선진국이다. 이런 때에 왜 역사 교과서만을 국정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한국 정부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강한 의향에 의해 결정되었다고 전해진다”며 “박 대통령은 청와대 회의에서 ‘역사교육은 결코 정쟁이나 이념의 대립으로 학생을 분열시켜선 안 된다’고 했지만, 대립의 최대 원인이 되어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국정화의 일방적 통고”라고 꼬집었다.

신문은 또 한국의 민주화와 교과서 제도에 대해 “박 대통령의 부친으로 군사독재정권을 이끌었던 고 박정희 대통령 시대인 1974년에 교과서 국정화가 이뤄졌다. 80년대 민주화 뒤 겨우 서서히 검정제 채용이 시작돼 전면적인 검정교과서가 사용되게 된 것은 겨우 4년 전”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현행 교과서엔 군사독재에 대한 비판적 기술이 적지 않아 국정화에 반대하는 이들이 ‘(국정화의) 최대 노림수는 (박 대통령) 부친의 명예 회복’이라는 비난을 강화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나아가 박 대통령의 이번 조처로 한국이 그동안 일본에 요구해 왔던 역사와 관련된 여러 주장이 힘을 잃게 됐다는 인식도 밝혔다. 신문은 “박 대통령은 되풀이해 일본에게 ‘올바른 역사인식’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분명, 어떤 나라라도 과거의 부(부정적인)의 사실에서 눈을 돌리거나 정치적인 의도로 사실을 왜곡하거나 해선 안 된다. 그러나 마치 박 대통령의 주장만이 옳다는 자세에 대해 일본 쪽에선 실망감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한국의 민주화는 많은 사람이 피를 흘린 끝에 시민들이 쟁취해 왔다. 다양한 의견이 공존할 때에만 민주국가라 할 수 있다”며 “시계의 침을 거꾸로 돌리려는 시대에 뒤쳐진 조처는 국민통합은 커녕 사회에 불신감을 확산시킬 뿐”이라며 사설을 끝맺었다.

박근혜 정부의 교과서 국정화 결정에 대해선 일본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서구 언론으로부터도 민주화를 되돌리려는 시대착오적인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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