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장.
롯데 총수일가의 경영권 분쟁에 침묵을 지키던 ‘일본 롯데’의 최고경영자가 한·일 롯데 분리설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에 이상이 있음을 내비쳤다. 사실상 신동빈 회장 쪽의 행보에 정당성을 부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에서는 롯데 계열사 사장들이 모여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쓰쿠다 다카유키(72) 대표이사 사장은 4일 도쿄 지요다구 제국호텔에서 한국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현재 일각에서 경영권 분쟁의 타협안으로 제기되고 있는 한-일 롯데 분리설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현재 롯데는 안정적인 형태로 유지되고 있고, 비즈니스적인 면에서도 한·일 롯데가 한 몸이라는 컨센서스(총의)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15일 신동빈 롯데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시작된 ‘통합경영’의 틀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의 개최 여부와 시점에 대해 “일본은 통상적으로 6월에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이미 주주총회를 마쳤기 때문에 시간적인 축을 염두에 두면서 언제, 어떤 내용을 의제로 할지 등에 대한 생각을 말씀드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주주총회를 조기 개최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셈이다. 그는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롯데홀딩스와, 이 회사의 대주주인 광윤사의 지분 구조에 대해서는 “답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쓰쿠다 사장은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건강에 대해서는 “지난 27일 오셨을 때 변호사만 동석시킨 뒤 면담을 했다. 처음 봤을 때 아무 문제 없이 대화를 나눴는데, 대화 도중에 ‘어’ 하는 생각이 드는 국면이 있었다. 같은 질문을 하신다든지, 제가 말씀드렸는데 다시 말씀하신다든지, 저는 일본을 담당하는데 한국하고 헷갈리셨다”며 “93살이시니까 자연스런 모습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 그룹 계열사 사장 37명은 이날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현장에서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성명을 발표했다. 사장단은 “대한민국 5대 그룹인 글로벌 롯데그룹을 이끌어갈 리더로서 오랫동안 경영능력을 검증받고 성과를 보여준 현 신동빈 회장이 적임자임에 의견을 함께하고 지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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