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비상
나고야시 환자 이송·격리 모의훈련
대만 2만5천~3만명 한국관광 취소
나고야시 환자 이송·격리 모의훈련
대만 2만5천~3만명 한국관광 취소
‘30대 남성 회사원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돌아온 뒤 고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된다면 어떤 후속 조처가 이뤄질까. 한국에서의 메르스 확산에 따라 일본 방역당국이 10일 나고야시에서 모의훈련을 진행했다고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등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날 훈련에서 방역당국이 가장 초점을 맞춘 것은 감염 방지였다. 현장에서 환자를 이송할 나고야시 생활위생센터 간호사 4명은 가장 먼저 감염을 막기 위한 위생장비를 갖추기 시작했다. 하늘색 방호복을 입은 뒤, 마스크, 장화, 고무장갑, 고글 등의 장비를 차례로 갖춰 중무장을 했다. 현장에서 메르스 의심 환자를 확보한 뒤엔 가장 먼저 마스크를 지급해 입을 감싸도록 했다. 이어 환자를 이동식 침대 위에 눕힌 뒤 몸을 전용 담요로 감싸 바이러스가 외부로 퍼지지 못하도록 차단했다.
환자를 실은 구급차가 향한 곳은 신고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감염지정시설인 나고야시 동부의료센터였다. 이들은 의심 환자를 공기가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기압을 낮게 유지하는 ‘음압실’로 옮기고, 환자의 입에서 메르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검체를 채취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메르스 환자가 발생할 경우 장거리 이동에 의한 부담 증가와 감염 확대를 막기 위해 발병한 지자체 내의 감염 지정기관에 입원시키고 음압실에 수용하도록 하는 방침을 각 지자체에 내려 보낸 상태다.
이번 모의훈련을 지휘한 나고야시 보건의료과의 이치다 가즈나리 주간은 일본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감염이 확산되고 있어 일본 국내에서도 감염이 발생하면 대응할 수 있도록 훈련을 거듭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만관광청은 메르스 우려로 2만5000∼3만명의 대만인이 6~7월 예정했던 한국 관광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대만 외교부는 서울에 한정해 내린 여행 경보를 9일 한국 전역으로 확대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박영률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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