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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 정부, 경제활성화 위해 ‘휴면계좌’ 850억엔에 눈독

등록 2012-03-22 15:14

 일본 정부가 은행에 잠자고 있는 ‘휴면계좌’ 연간 850억엔(약 1조1509억원)에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고 일본 시사잡지 <아에라> 최근호가 보도했다.

 지난 2월15일 ‘성장 파이낸스 추진회의’에서 후루카와 모토히사 국가전략담당 대신 겸 내각특명담당 대신(경제성장정책)이 유휴자금 활용의 일환으로서 휴면계좌을 경제활성화를 위해 활용하는 방안을 꺼내면서 논란에 불을 붙였다.

 휴면계좌라고 하면 은행에서 10년이상 거래가 없고 예금자와 연락이 안되는 계좌를 말한다. 잔고가 1만엔 미만이면 예금자에게 통지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계좌가 일본에서 연간 1300만 구좌로 예금액 기준으로 850억엔. 물론 본인이 인출을 청구하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내어주어야 하지만 전국은행협회 조사로는 인출금액은 연간 350억엔 정도. 나머지는 은행 수익으로 회계처리된다. 이 돈은 ‘금융기관의 불로소득’으로서 잡힌다. 지난해 1월 국회에서 당시 간 나오토 총리도 활용방안 검토 의사를 밝혔으나 3·11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논의가 중단됐다.

 그러나 지난해 한 비정부기구 대표가 ‘휴면계좌를 활용한 도호쿠 부흥구상(안)’을 정부에 제출하면서 다시 논의에 불을 부쳤다.

 그러나 은행 쪽은 결사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후루카와 대신이 활용방안을 살짝 언급하자 다음날 전국은행협회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후루카와 대신이 반박에 나섰다.

 “국가가 예금을 빼앗는다는 것은 악질적인 선전이다. 요컨대 잠자고 있는 돈이 회전하는 체제가 생긴다면 좋기 때문에 은행쪽이 이 돈으로 비정부 기구 등을 지원하면 된다. 이제부터 논의하자는 것인데 다짜고짜 반대부터 하다니….”

 일본 정부의 부채가 1천조엔이 넘는 가운데 재무성이 새로운 수입원으로서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재무성 관계자는 부정적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제까지 경위를 보면 실현 불가능하다. 그런 쓸데없는 것으로 옥신각신하는 것보다 정부는 소비세를 증세하는 데 집중하길 바란다.”

 재무성이 ‘실현불가능’이라고 보는 이유는 구체적인 비지니스 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금융청, 은행도 우려하고 있다.

 “대상이 되는 금융기관만으로도 약 1300개 있고 그 휴면계좌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 등은 불가능하다. 전국에 약 2만 점포가 있는 금융기관의 창구를 모두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데는 터무니없는 인프라와 경비가 필요하다. 정보유출이나 인출이 안되는 등의 문제가 생기면 은행의 신용이 실추된다. 그 리스크 모두를 우리에게 떠넘기고 예금만을 빼내는 것은 정부의 횡포이죠”(은행 관계자)

김도형 선임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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