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신문, “어쩔수 없다”라고 하기엔 중대한 사태
외교부, 향후 런던조약 등 국제법 위반 여부 검토할 것
외교부, 향후 런던조약 등 국제법 위반 여부 검토할 것
일본 당국이 4일 밤 고농도의 방사성 오염수 처리 공간을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저농도 오염수 1만1500t을 인근 바다로 방출하기 시작한 데 대해 일본 안에서도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아사히신문>과 〈NHK〉 등 일본 언론은 5~6일 한국과 중국, 러시아 등 인접국에 사전 통보를 하지 않아 해당국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며 정부의 책임있는 자세와 설명책임을 촉구하는 기사와 사설을 내보냈다.
<아사히신문>은 6일 ‘저오염수 방출-정치는 더욱 책임을 져라’라는 사설에서 “‘어쩔 수 없다’라는 한마디로 정리하기에는 너무나 중대한 사태”라고 지적하고 “그렇다고 하기에는 정권의 고뇌가 보이지않고 국내외에 대한 설명도 너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특히 일본 정부가 과거 러시아의 원자력 잠수함 기지 저농도 폐기물을 일본해(동해)에 투기했을 때 강하게 비판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일본 정부의 이중적 자세를 비판했다. 그 사건을 계기로 런던조약이,선박 등의 해양투기금지대상에 저농도 방사성오염물질도 포함되는 쪽으로 개정됐을 때 일본정부가 찬성했다는 것이다.
사설은 “그런만큼 이번에 오염수 방출을 단행한 이유와 향후 대책에 대해 국제적으로도 보다 엄격한 설명책임이 요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사히신문>은 ‘오염수 방출 ‘정보공개부족’ 이웃 국가들에 불만 확산되고 있다’는 기사에서 한국과 중국, 러시아 등 인근 국가의 반응을 전하며 “법적인 틀이 불비한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 일본정부의 정보공개 방식에 대한 불안스러움도 들린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인접국에 심리적인 불안을 주는 경우에는 사전에 통보하는 정도의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일본 정부의 사전통보 부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한국 외교통상부 대변인의 말을 전하고 한국정부는 향후 (일본정부의 행위가) 해양오염방지조약(런던조약) 등 국제법에 위반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NHK〉도 5일 밤 9시뉴스에 한국정부의 반응을 비교적 비중있게 전했다.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원자력안전보안원은 파문이 외교문제로 확대할 조짐이 보이자 5일 밤 인접국에 사전연락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일본 정부는 6일 11시 한국 대사관 관계자를 상대로 방사능 오염수 방출 현황 등을 설명했다. 그러나 일본은 미국에 대해서는 사전 설명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일본 정부의 이중적 태도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한편 오염수 방출논란은 국외뿐 아니라 일본국민 사이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다. 〈NHK〉는 “오염수가 방출된 지역의 해당 지자체와 수협 등에서 원자력안전·보안원으로부터 수산물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설명이 없었다며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도형 선임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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