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안의 흙에서 사람에게 극히 위험한 방사능 물질인 플루토늄이 검출돼 복구 작업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인체에 해가 없는 극미량이라지만, 앞으로 검출량이 늘어나면 사태는 매우 심각해진다. 복구 작업을 하는 이들에게 심각한 위협요인이 되는 것은 물론, 원전 주변 지역에도 장기적으로 큰 해를 끼치게 된다.
도쿄전력은 지난 21일과 22일 원전 터 5곳에서 채취한 흙을 외부기관에 맡겨 분석한 결과 플루토늄 238·239·240 3종류가 검출됐다고 29일 밝혔다. 특히 1, 2호기에서 500m가량 떨어진 2곳에서는 원자로 안에서 만들어지는 플루토늄 238이 각각 0.54베크렐, 0.18베크렐 검출됐다. 일본의 흙에서 흔히 검출되는 양(0.15베크렐)의 최대 3.6배였다.
플루토늄이 원전에서 검출된 것은 원자로 안의 연료봉이 손상돼 5중으로 이뤄진 방어벽을 뚫고 밖으로 새나왔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진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매우 우려할 만한 사태”라고 밝혔다. 플루토늄은 방사선의 투과력이 약해 사람에게 외부 피폭을 일으킬 염려는 작지만, 호흡이나 음식물을 통해 몸 안에 들어가면 폐에 쌓여 암을 일으키는 매우 위험한 물질이다. 이번에 검출된 플루토늄 3종은 반감기도 87년에서 최대 2만4100년으로 매우 길다.
전문가들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검출된 양은 인체에는 해가 없는 정도라고 강조한다. 후루카와 미치아키 나고야대 명예교수는 “검출된 것은 극히 미량이고, 플루토늄은 (무거워서) 멀리 흩날리지 않기 때문에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요미우리신문>에 말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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