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부름 기다리는 하청직원들
“이번 거부땐 다음번 일감 끊겨”
“이번 거부땐 다음번 일감 끊겨”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현재 수백명의 근로자들이 가혹한 근무 환경 아래서 복구 작업을 계속하고 있으나 도쿄전력 등은 교대 투입할 근로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으로는 피난소에서 나와 원전에 투입되길 희망하는 하청업체 직원들도 있는데, 이런 결정에는 “여기 아니면 일할 데가 없다”는 이유와 “하청업체로서 이번에 작업을 거부하면 다음부터는 일을 받기 힘들다”는 걱정이 함께 작용했다.
<아사히신문>의 29일 보도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피난소에 있는 한 30대 남성은 원전의 잔해 철거와 전원 복구 작업을 하고 있는 하청회사로부터 복귀 요청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중순 근무처 사장으로부터 돌아와달라는 전화를 받았으나 차를 움직일 기름을 구할 수가 없어 거절했다. 하지만 ‘도쿄전력으로부터 일을 따내야 하는 하청업체로서 이번에 거절하면 다음에는 일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급료는 하루에 1만수천엔 정도라고 한다. 도쿄전력의 하청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40대 남성도 피난소에서 회사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다.
원전 내부의 근로자들은 현재 하루에 간단한 식사 두끼를 먹으며 담요 한장만 두르고 쪽잠을 자면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물자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주변 방사선량이 많아 버스로 물자를 운반하다 보니 한계가 있다. <도쿄신문> 등은 이들이 고농도의 방사성 물질에 오랫동안 노출될 위험을 안고는 있지만 교대 요원의 확보가 어려워 당분간 작업 인력을 교체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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