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회견뒤 일주일째 감감, 현장 지휘 물음표
후쿠시마 원전 한번도 안찾아…책임론 불보듯
후쿠시마 원전 한번도 안찾아…책임론 불보듯
‘도쿄전력 사장이 안 보인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위기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사고 수습에 나서야 할 총책임자인 시미즈 마사타카(66·사진) 도쿄전력 사장이 일주일째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시미즈 사장은 아버지에 이어 23살 때 도쿄전력에 입사한 뒤, ‘비용 감축’의 귀재로 이름을 날리며 지난해 6월 사장에 취임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29시간 만인 지난 13일 단 한 차례 사과회견을 한 이래,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상태다. 이후에도 19일에야 “이런 문제를 일으킨 것에 대해 유감으로 여긴다”는 성명을 낸 게 고작이다. 직원 300여명이 며칠째 냉각 작업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 현장도 여태껏 단 한 번도 찾지 않았다.
위기 한가운데서 자취를 감춘 시미즈 사장을 대신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건 대변인을 비롯한 회사 직원들이다. 시미즈 사장을 대신해 후쿠시마 피해 현장을 처음 찾아간 것도 고모리 아키오 도쿄전력 상무였다. 고모리 상무는 지난 18일 밤, 후쿠시마 원전사고대책통합본부를 방문해 피해자들에게 눈물로 사과했다. 하지만 그의 선에서 할 수 있는 얘기는 “회사가 복구를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는 정도다. 늑장 대응과 정보 부족과 은폐에 대한 비판, 점점 거세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시달리는 것도 직원들이다. 이에 도쿄 시민 아이하라 사토미(46)는 “사장은 어디로 숨고 힘든 일은 전부 아랫사람들에게 떠맡기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도쿄전력 관계자들은 “사장이 무척 바쁘기 때문에” 모습이 안 보이는 거라고만 얘기하고 있다. 요시다 카오루 도쿄전력 대변인은 “시미즈 사장이 본사에서 (사태 수습을 위해) 직원들을 이끌고 있다”며 “적절한 때를 봐서 (사장이 직접 회견에 나설) 기회를 만들겠다”고 조심스레 얘기했다.
하지만 그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당장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잦아들면 늑장 조처 등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도쿄전력에선 2002년에도 원전 안전성 검사를 은폐·축소한 게 드러나 경영진이 사퇴한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해 9월 시미즈 사장이 “(회사의) 위기를 극복하고, 더 탄탄한 사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선 지진에 취약한 도쿄전력의 원전시설을 개선하는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한 언급했던 것을 전하며, “그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겠다 결심할 즈음엔, (이보다) 더 확실한 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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