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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사람 없이 방수탑차가 살수’ 묘안이 해결사였다

등록 2011-03-20 19:56수정 2011-03-21 09:26

콘크리트 타설기
콘크리트 타설기
‘하이퍼 구조대’ 바다에 호스 연결…2400t 투하
50m 높이 콘크리트 타설기 이용한 살수도 준비
후쿠시마 원전의 사용후 연료봉을 보관하는 수조를 식힌 일등공신은 도쿄 소방청 ‘하이퍼 구조대’다. 자위대의 헬기나 특수소방차가 쏟아부은 물은 18일 30t, 19일 50t에 지나지 않았다. 소방차 한 대로 나를 수 있는 물은 많아야 5t이었다. 그 정도로는 실질적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회의론이 높았다.

특수장비와 호스를 총동원해 강이나 바다에서 물을 연속적으로 공급해 뿜는 방법 말고는 대안이 없었다. 하이퍼 구조대가 그 임무를 맡았다. 최대 걸림돌은 방사능. 노련한 정예 구조대원들도 방사능 피폭 한도치를 넘긴 채 작업을 할 수는 없었다. 궁리 끝에 이들은 사람이 없이 물을 뿌리는 방법을 찾아냈다. 높이 22m에서 물을 뿜을 수 있는 굴절방수탑차의 호스를 바닷물과 연결하면 무인 연속 살수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다음 장애물은 호스 연결이었다. 소방차를 타고 호스를 바닷가로 끌고 가는 데 8분이면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원자로 수소폭발 때문에 가는 길목은 파편과 잔해투성이였다. 이를 피해 가려면 무려 2.6㎞의 호스가 필요했다. 결국 소방대원들이 내려 호스를 손으로 끌고 갔다.

슈퍼펌프로 불리는 송수차를 해안절벽에 대놓고, 원자로 3호기 건물에서 2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굴절방수탑차까지 약 800m를 호스로 연결했다. 작업 준비가 모두 끝난 19일 오후 2시30분께 마침내 바닷물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이 작업은 모두 13시간 반이나 진행돼 모두 2400t 이상의 바닷물이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1400t 규모인 수조에 냉각수가 모두 증발한 상태였다고 해도 물 공급은 충분했을 것으로 일본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시간당 60마이크로시버트이던 방사선량은 물을 뿌린 뒤에 ‘0’에 가깝게 줄어들었다. 현장에서 지휘하다 19일 밤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연 하이퍼 구조대의 도미오카 도요히코 제6방면대 총괄대장은 눈물을 글썽이며 “대원들 모두 사기가 높았고 모두 열심히 일해줬다”고 말했다.

무인 연속살수에 자신감을 얻은 일본 정부는 고층빌딩 건설공사에 쓰이는 콘트리트 타설기(사진)를 동원해 살수하는 방법도 추진하고 있다. 독일제인 이 기계는 50m 이상 높이에서 정확한 목표지점에 콘크리트를 쏟아부을 수 있으며, 방사선량이 적은 장소에서 원격 조정이 가능하다. 옛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 때도 사용된 기계다. 현재 미에현의 한 건설사 소유의 타설기가 후쿠시마 원전 주변으로 옮겨져왔다. 또 미국은 24시간 연속사용이 가능한 원격조종 살수 설비 4대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일본에 전달했다. 박중언 기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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