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일본

하늘·땅서 물 투입 감행했지만…방사능 농도는 그대로 ‘발동동’

등록 2011-03-17 21:16수정 2011-03-18 08:20

일본 주요지역 방사능 검출 현황(※클릭하면 확대)
소방차도 접근힘들어 효과 의문
“시간당 물 5t 공급 필요한데…”
[일본 동북부 대지진] 연료봉 식히기 안간힘

17일 아침 육상자위대의 UH60 헬기가 후쿠시마 원전 상공을 향해 인근 고리야마 주둔지에서 이륙했다. 공중의 방사선량을 측정하는 임무를 맡은 이들이었다. 이들의 보고를 받으면서 이윽고 CH47 헬기 두대가 날아올랐다.

“막 투하됐습니다.” <엔에이치케이>(NHK)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떨렸다. 4차례에 걸쳐 3호기 수조 쪽으로 물이 쏟아부어졌다. 7.5t들이 급수통으로 바닷물을 날랐으나 실제 방수량은 각각 4t 정도로 추정된다.

작전에 나선 자위대원들은 방호복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헬기 바닥에는 방사선 차단을 위해 텅스텐 시트를 깔았다. 헬기로 산불을 끌 때와 달리 3호기 수조에 ‘물폭탄’을 명중시켜야 하지만, 익숙지 않은 방호장비들로 시야와 동작이 자연스럽지 못했다. 이들은 방사능 때문에 상공에 머물지 않고 ‘분무’하는 형태로 지나가며 물을 뿌릴 수밖에 없었다. 방사선량 때문에 헬기가 이륙해 돌아올 때까지 작업시간은 모두 40분으로 제한됐다.

<엔에이치케이>는 “헬기를 동원한 바닷물 투입 이전에 시간당 3782마이크로시버트였던 방사선량 측정치가 작전 이후에도 시간당 3754마이크로시버트에 머물렀다”며 바닷물 투입이 방사능 수준을 줄이진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제 희망은 지상 살수차로 옮겨갔다.

“참으로 결사대다.” 이날 냉각수 공급작전에 나선 경찰 기동대의 출동 현장에서 경시청 간부의 목소리가 떨렸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애초 도쿄전력 쪽에 살수차를 빌려주는 데 그치려 했던 경찰은 “차를 조작해달라”는 요청에 내부 격론 끝에 10여명의 투입을 결정했다. 경찰로선 전혀 낯선 작업. 방호장비도 없어 자위대로부터 빌려야 했다. 경찰의 살수차는 시위진압에 쓰이는 물대포 차량으로 4t의 물을 1~2분 만에 뿜을 수 있다. 가까운 거리의 시위대 공격에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표적이 멀리 있을수록 물의 세기가 약하고 정확도도 떨어진다. 소방호스처럼 소화전에서 지속적으로 물을 당겨 쓸 수도 없다. 3호기 50m 안으로 접근해 살수와 급수를 되풀이해야 했지만, 이들은 결국 치솟는 방사선량에 물을 멀리서 몇번 뿌려보지도 못하고 퇴각했다.

공은 다시 자위대에 넘어왔다. 육상자위대 특수소방차 5대가 저녁 7시께 현장에 진입해 대기했다. 저녁 7시35분 지상 살수 작업이 시작된 지 수십분 뒤 “3호기 안으로 물이 들어간 게 확인됐습니다”라는 보고가 들어왔다.

하지만 소방차만으로 수조 냉각은 벅차다. 미야자키 게이지 오사카대 명예교수는 <요미우리신문>에 “100만㎾급 원전의 저장 수조에 한달치 사용후 연료가 저장돼 있고 냉각수가 순환될 수 없는 상황을 가정했을 때 수조에 물을 채우려면 시간당 5t의 물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는 단순계산일 뿐이다. 도쿄전력 인원들이 마침내 이날 밤 10시께 전력 공급선을 복구했다는 소식도 날아들었다. 노심 냉각장치가 가동된다면 살수와 결합해 작업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인류의 희망을 건 필사적인 작업이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박중언 기자 park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여객기 충돌’ 미군 헬기, 고위직 대피 비밀훈련 중이었다 1.

‘여객기 충돌’ 미군 헬기, 고위직 대피 비밀훈련 중이었다

미국서 또 항공기 추락…어린이 환자 태운 채 주택가로 떨어져 2.

미국서 또 항공기 추락…어린이 환자 태운 채 주택가로 떨어져

50년 전에 인간이 갔던 달, 왜 다시 못 가나 3.

50년 전에 인간이 갔던 달, 왜 다시 못 가나

미 필라델피아 쇼핑몰 인근에 항공기 추락 4.

미 필라델피아 쇼핑몰 인근에 항공기 추락

백악관 “불법체류 한국인 체포”…사진‧실명도 공개 5.

백악관 “불법체류 한국인 체포”…사진‧실명도 공개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