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 설계 ‘마크-1형’ 고압때 균열 위험 커
미 원자력규제위서 허가취소 요구하기도
수명 넘긴 1호기, 연료융해땐 폭발확률 90%
*격납용기 : 후쿠시마 원자로 1~5호기
미 원자력규제위서 허가취소 요구하기도
수명 넘긴 1호기, 연료융해땐 폭발확률 90%
*격납용기 : 후쿠시마 원자로 1~5호기
[일본 동북부 대지진] 일 원전시설 얼마나 버틸까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위기는 원자로 내부의 최종 방호벽인 압력용기(강철 격납용기)의 15㎝두께의 강철판이 얼마나 내부압력을 견뎌낼 수 있느냐가 관건중 하나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에 설치된 제너럴일렉트릭(GE) 설계 원자로의 압력용기는 70년대 건설 당시부터 고압에 견디지 못하고 균열을 일으켜 대규모 방사능 유출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받아온 모델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 설치된 원자로는 제너럴일렉트릭이 설계한 비등형 경수로의 최초 모델인 ‘마크-1’형이다. 1~5호기가 마크-1형이고, 6호기는 발전용량을 키운 마크-2형이다. 40여년 된 이 모델은 현재 미국 내 23기를 포함해 현재도 국제적으로 32기가 운용중이다.
지난달 40년 운전수명을 다해 10년간 수명연장이 이뤄진 1호기를 포함해 후쿠시마의 원자로들은 수명이 다된 노후 원자로라는 점도 문제를 복잡하게 하고 있다. 민간단체 ‘핵을 넘어’의 원자로검사 프로젝트 책임자 폴 군터는 “몇달전 퇴역했어야 할 원자로의 압력용기가 균열될 위험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80년대 연구에선 연료봉이 과열되고 융해가 일어날 경우 마크-1형 원자로 압력용기의 폭발 확률은 90%이고, 극한의 상황에선 40분 만에 터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었다.
마크-1형 원자로는 70년대에 비용이 적게 들고 건설이 용이하다는 이유로 많이 건설됐지만, 후쿠시마 1호기가 가동된 다음해인 1972년부터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당시 미 원자력규제위(NEC)의 전신인 원자력에너지위의 안전담당자였던 스티븐 하누어는 소형 격납용기의 안전상의 위험성을 제기하며 허가를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80년대 중반 이런 지적이 계속되자 원자력규제위의 지시에 따라 제너럴일렉트릭은 강철용기의 내구력을 높이는 설계변경작업을 해왔다. 후쿠미사 원전 2호기내 수소폭발로 균열이 생긴 것으로 알려진 도너츠 모양의 압력제어실도 설계변경으로 설치된 것이다. 증기를 빼내는 증기배출구도 추가 설치됐다. 제너럴일렉트릭은 일본에 설치된 16기의 마크1, 2 원자로에 대해서도 개선작업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제너럴일렉트릭은 지난 40년동안 큰 사고가 없었던 만큼 마크-1형 원자로의 안전성은 입증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1975년 마크-1형 원자로의 압력용기의 치명적 결함 문제를 제기하고 제너럴일렉트릭에 사표를 내던졌던 브라이든 보는 <에이비시>(abc)방송과 15일 회견에서 “설계상의 한계는 알고 있지만, 압력용기가 어디까지 견딜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최악의 상황을 우려했다. 마크-1형 원자로에 대한 문제가 처음 제기됐을 때 미국 원자력당국은 원자력산업의 종말을 가져올 수 있다며 허가 취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